국내 연구진이 온실에 냉·난방과 이산화탄소를 동시에 공급할 수 있는 삼중병합발전 기술인 트라이젠(Tri-Gen) 스마트 온실 시스템을 개발했다. 설비를 단순화해서 에너지 소모를 줄인 데다 원격 제어 기능도 갖추고 있어 고효율 스마트팜 구현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기계연구원(원장 박천홍)은 이상민 청정연료발전연구실장 연구팀이 가스히트펌프를 기반으로 삼중발전이 가능한 '스마트 온실 에너지 통합 시스템'을 개발, 국내 농가 실증에 성공했다고 5일 밝혔다.

이 시스템은 기존의 냉·난방 및 전기 생산, 탄산시비 기능을 하나의 에너지 시스템에 담았다. 탄산시비는 작물에 성장을 돕기 위한 이산화탄소를 공급하는 과정이다. 두 가지 기능만을 갖춘 시스템은 있었지만 세 가지 기능 구현은 이번이 처음이다. 각 기능을 통합 제어해 개별 시스템을 따로 둘 필요가 없고, 손실 에너지도 줄일 수 있다.
특수 가스히트펌프가 시스템의 핵심이다. 도시가스나 농업용 액화석유가스(LPG)를 이용, 온실에 난방을 공급한다. 유류 보일러보다 난방비용을 40% 이상 절감할 수 있다. 또 가스엔진으로 냉매압축기를 구동, 온실 내 냉방·제습이 가능하다. 온실 온·습도의 최적 관리로 작물 수확 기간을 연장시킨다. 설비에 발전기를 설치하면 냉방 대신 전기를 생산·공급할 수도 있다.
시스템에서 나온 배기가스는 탄산시비에 쓰인다. 작물에 해로운 질소산화물·일산화탄소·에틸렌을 엔진 및 제어, 후처리 기술로 제거해 안전성을 높였다. 기존의 상용 가스히트펌프 대비 유해 물질 배출량을 90%나 줄였다.

연구팀은 시스템을 원격 제어하는 스마트 온실 체계도 구축했다. 개인용컴퓨터나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을 이용해 각 기능을 통합 원격 제어하고 온실 내 온·습도, 탄산시비 시간을 정할 수 있게 했다.
연구팀은 올해 초부터 경기도 파주 호접란 농가에서 시스템 실증을 진행했다. 내년에는 3개 농장에서 시범 사업을 적용한다. 2019년부터 사업 본격화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상민 실장은 “국내 시설원예 농가의 에너지 체계를 청정한 가스 연료 기반으로 바꿀 수 있도록 고효율 통합 에너지 시스템을 구축했다”면서 “농업 분야의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고, 이롭게 활용하는 기능도 담은 세계 최초의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