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시대 교육의 변화는 이미 시작됐다. 학교는 체험 중심 학습공간으로 바뀐다. 학문은 서로 융합하고, 지역사회나 평생학습 기관 역할이 커진다. 새로운 형태의 학교를 만드는 시도가 전 세계에서 일어나고 있다. 미래 교육이 지향하는 선택지가 눈앞에 펼쳐졌다.
칸랩스쿨은 '무학년제'를 표방하는 오프라인 학교다. 무료 온라인 강의로 유명한 칸아카데미의 설립자 살만 칸이 세웠다. “사람은 각자 배우는 속도가 다르다. 학교가 개개인의 능력에 맞게 가르쳐야 한다”는 교육철학을 바탕으로 맞춤형 교육을 한다.
학교는 초등과 중등 정도의 구분만 있고 학년이 없다. 학생들의 흥미와 수준에 맞춘 프로젝트 학습 위주다. 시험평가도 없다. 6주마다 개인별 맞춤 과정을 적용하며 성취 수준에 따라 평가하는 식이다.
알트스쿨도 학생 맞춤형 수업으로 유명하다. 구글 직원이었던 맥스 벤틸라가 1500억원의 민간 투자를 바탕으로 2013년 설립했다. 학생의 흥미와 특성에 따라 반을 편성한다. 학생들 개개인에게 맞춤화된 수업을 제공한다.
고등교육에서는 미네르바 대학이 미래 교육의 새로운 대안으로 제시됐다. 학교는 2014년부터 학생을 모집해 아직 졸업생이 없지만 입학경쟁률은 하버드대보다 높다.
모든 수업을 온라인으로 진행한다. 대학 캠퍼스는 없지만 학생 전원이 기숙사 생활을 한다. 학생들이 7학기 동안 세계 7개국을 옮겨 다니며 함께 기숙사 생활을 하는 것이 특이점이다.
영상회의 시스템과 자체적으로 개발한 알고리즘으로 수업에 참여한 모든 학생이 적극 참여하도록 한다. 학생의 토론 참여를 실시간 분석해 모두의 참여를 독려한다.
이들 학교의 공통점은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해 맞춤형 수업을 한다는 점이다. 학생 활동을 기록하고 분석하는 것이 거의 실시간으로 이뤄진다. 교사나 교수는 이를 바탕으로 모든 학생이 자신에 맞는 학습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한국교육학술정보원은 NMC호라이즌 리포트와 영국 오픈 유니버시티에서 발표한 이노베이팅 페다고지 레포트를 통해 새로운 글로벌 학습 트렌드를 분석했다.
이들 보고서의 공통점은 크게 3가지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학습 경험 융합, 교과·학문간 융합(STEAM), 형식교육과 비형식교육의 융합이 3년 이내 보편화 △학습자 역할을 소비자가 아니라 메이커(maker) 또는 창작자로 전환시키는 학습 활동, 실생활에서 적용을 염두에 둔 프로젝트 학습 위주의 학습 설계 △학생들의 학습활동이 기술에 의해 체계적으로 수집·관리·분석될 것이라는 점이다.
한석수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 원장은 “산업혁명을 이끌었던 영국만 해도 4차 산업혁명에서 당시의 영광을 되찾기 위해 교육 혁신에 집중하고 있다”면서 “전 세계가 에듀테크를 발전시키고 4차 산업혁명 대응을 위한 교육체계 개선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문보경 산업정책부(세종)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