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아이폰X을 공개, 프리미엄 스마트폰 대전이 시작됐다. 애플 아이폰X과 삼성전자 갤럭시노트8, LG전자 V30 한판승부가 불가피해졌다. 차별화된 기능을 앞세워 세계 소비자 공략에 나선다.
◇닮아가는 3사 프리미엄폰
삼성전자, LG전자, 애플이 새롭게 선보인 프리미엄 스마트폰은 여러 가지로 비슷한 모습을 갖췄다.
갤럭시노트8, LG V30, 아이폰X은 각사 프리미엄 스마트폰 중 가장 큰 OLED 디스플레이를 동일하게 탑재했다. 갤럭시노트8 화면이 6.3인치로 가장 크고 V30가 6인치, 아이폰X가 5.8인치 화면을 탑재했다. 테두리를 최소화하는 베젤리스 디자인을 적용한 것도 닮았다. 큰 화면을 선호하지만 스마트폰이 커지는 걸 원치 않는 소비자 요구를 반영한 결과다.
후면에는 '두 개의 눈'이라 불리는 듀얼카메라가 똑같이 자리 잡고 있다. 멀리 보는 망원렌즈와 넓게 보는 광각렌즈를 한 개 카메라에 담아 최적화된 기능을 구현하기 위한 시도다. 무선충전 경쟁도 치열하다. 삼성전자가 가장 먼저 무선충전 기능을 도입, LG전자와 애플이 잇따라 스마트폰에 적용하면서 경쟁 구도를 완성했다.
인공지능(AI) 음성비서와 모바일결제시스템 경쟁도 3사 경쟁 관전 포인트다.
애플은 이용자가 아이폰X 측면 전원 버튼을 길게 누르면 시리를 호출할 수 있는 직관적 방식으로 탈바꿈했다. 세부 기능은 기존과 동일하다. 삼성전자는 갤럭노트8 공개와 빅스비 영어 지원 국가를 200여개로 확대, AI 생태계 선점에 나섰다. LG전자는 구글과 협력, V30에 구글 어시스턴트 한국어 서비스를 처음 적용하며 국내 소비자 경험 극대화에 초점을 맞췄다.
3사가 주력하고 있는 모바일결제 시장 경쟁도 뜨겁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국내에서 각각 삼성페이, LG페이 서비스를 지원하는 것과 달리 애플페이는 서비스 지원 시기가 불투명하다. 다수 소비자가 스마트폰 결제에 익숙해지고 있는 만큼 시장 점유율 경쟁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거란 관측이 우세하다.
◇비밀병기는 따로 있다
3사 스마트폰이 점점 닮아가고 있다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지만 소비자를 공략할 비밀병기는 제각각이다.
애플 아이폰X은 3차원(3D) 안면인식으로 소비자 관심을 유도한다. 3D 방식으로 안면을 인식하는 스마트폰은 아이폰X가 세계에서 첫 번째다. 강력한 보안성을 갖춘 만큼 애플페이 결제 인증에도 페이스ID를 적용했다. 3D 이모티콘을 생성하는 '애니모지'와 증강현실(AR) 게임은 아이폰X만의 차별화된 기능이다.
삼성전자 갤럭시노트8은 'S펜'이다. 이용자는 S펜으로 세계 각국 언어를 번역할 수 있고 급할 땐 스마트폰을 메모지처럼 활용할 수도 있다. 원하는 이미지를 만들어 상대방에게 메시지로 전송하고 에어커맨드 기능으로 동영상 등을 편집하는 건 갤럭시노트8에서만 구현 가능하다.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 S펜에 전자서명, 마이크 등 기능을 적용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LG전자는 프리미엄 사운드로 V30 팬심을 저격한다. V30에 탑재된 하이파이 쿼드 DAC은 다른 스마트폰과는 차별화된 음질을 제공한다. 적은 데이터 용량으로 고음질 스트리밍을 즐길 수 있도록 돕는 MQA 기능을 스마트폰 처음으로 지원한다. 선명하고 현장감 있는 음색을 이용자가 직접 설정할 수 있는 기능은 차별화 요소다. 소리가 나기 전이나 후에 발생하는 울림까지 조절할 수 있다.
스마트폰 전문 애널리스트는 “애플 아이폰은 iOS라는 독보적인 운용체계(OS)로 팬심이 두텁고 갤럭시노트와 V30 역시 각각 팬층을 구성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 승부의 우열을 가리기가 상당히 어렵다”면서 “신제품 디자인, 기능도 중요하지만 출시 시기나 출고가 등도 흥행 성패를 가리는 중요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재필기자 jpcho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