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스라엘이 벤처기업 하기 좋은 나라로 꼽히는 이유는 투자 회수 시장 때문이다.
각종 법률·회계·인력 지원으로 기업을 키우고, 인수합병(M&A) 문화는 벤처 창업가에게 출구를 활짝 열어 줬다.
창업의 성지로도 불리는 이스라엘은 정부 주도로 벤처기업이 어렵지 않게 엑시트하도록 돕고 있다.
중심엔 1991년 설립한 '기술창업보육센터(TI)'가 있다. 중소벤처기업부가 2013년부터 시행한 기술 창업 지원 프로그램 '팁스(TIPS)'도 여기서 따왔다.
TI는 인큐베이터마다 분야별로 전문가 도움을 제공한다. 창업부터 성장, 회수까지 벤처기업 운영 전 과정을 지원한다. 덕분에 참여 벤처기업 60%는 M&A나 기업공개(IPO)에 성공했다. 수년 전에 이미 누적 민간투자액 40억달러를 돌파했다.
실패해도 걱정이 없다. 성공한 기업만 자금 상환 의무를 진다. 실패하더라도 다시 도전할 수 있는 기회와 여건을 마련해 준다.
미국은 기업 간 M&A가 대체로 활발한 편이다. M&A를 기업 성장 과정으로 보는 문화 때문이다. 물론 대기업에는 기술과 시장을 단숨에 확보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벤처기업의 투자 회수가 높은 이유다. M&A를 통한 엑시트 비율이 절반이 넘는다. 엑시트에 성공한 벤처 창업가는 스타트업 기업에 훌륭한 멘토가 된다.
한 예로 구글은 2001년부터 2017년 8월 현재까지 총 220개 스타트업을 인수했다. 시장조사 기관 CB인사이트에 따르면 올 8월까지만 7개다. 특히 2006년 유튜브 인수는 가장 성공한 사례다. 당시 17억달러에 유튜브를 인수한 구글은 동영상 광고 시장을 장악했다.
일본에서는 민간 업체 3개가 시장을 이끈다. 일본M&A센터가 대표한다.
일본M&A센터는 공인회계사와 세무사가 공동 출자해 1991년 설립, 운영되고 있다. 종업원 50명, 자본금 10억엔 규모로 연간 400건 이상의 계약을 성사시킨다.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71억엔으로, 2012년 이후 3년간 연평균 성장률이 36%에 달했다. 2007년에는 도쿄증시에도 상장됐다. 2013년 말 시가총액이 1조원을 넘어선 이후 3배 넘게 증가했다.
일본M&A센터는 투자 회수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 특히 고령화로 가업 승계 문제에 직면한 일본 기업에 인기다. 회사를 후손에게 물려주지 못한 사업주들이 회사를 매각할 때 주로 이용한다. 이 밖에도 구조 조정, 사업 확장 등 새로운 수요도 늘고 있다.
유창선 성장기업부 기자 yud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