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65·구속 기소)의 최측근, 이른바 ‘문고리 3인방’ 중 한 명인 정호성 전 대통령제1부속비서관(48·구속 기소)은 18일 박 전 대통령 재판에 검찰 측 증인으로 출석해 소회를 밝히며 증언을 거부했다.
정 전 비서관은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 심리로 열린 재판에 푸른색 수의 차림으로 나타났다. 정 전 비서관은 법정에 들어서면서 피고인석의 박 전 대통령을 향해 90도 각도로 허리를 숙여 인사했다.
곧이어 증인석에 선 그는 "오랫동안 모신 대통령이 재판을 받는 참담한 자리에서 어떤 말을 할 수 있겠느냐. 도저히 감당할 수 없어 증언을 거부하겠다"며 모든 증언을 거부하겠다고 말했다.
20년 가까이 박 전 대통령을 보좌하며 '문고리 3인방'의 한명으로 불린 정 전 비서관은 박 전 대통령의 연설문과 말씀자료 등을 최순실 씨(61·구속 기소)에게 전달한 것으로 검찰 수사 결과 확인됐다.
이에 박 전 대통령과 함께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구속돼 재판을 받고 있으며, 어제 박 전 대통령 재판에도 증인으로 나오게 된 것이다.
하지만 정 전 비서관은 정작 모든 증언을 거부했고, 재판은 40분만에 끝났다.
당초 정 전 비서관은 검찰 조사 등에서 피의자 신문을 받을 당시 자신이 진술한 대로 조서에 기재된 것은 인정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변호인 측이 방어권 보장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자 조서 내용을 인정하는 답변도 사실상 철회됐다.
한편, 재판이 끝나기 직전 정 전 비서관은 발언권을 얻어 박 전 대통령을 옹호하는 발언을 쏟아냈다. 정 전 비서관은 "대통령께서는 가족도 없으시고 사심 없이 24시간 국정에만 올인하신 분"이라며 "부정부패나 뇌물에 대해 경기를 일으킬 정도로 결벽증을 가졌다"고 말했다.
또한 최 씨에게 문건을 넘긴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박 전 대통령은 잘못이 없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윤민지 기자 (yunm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