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뉴욕 현지 유력 경제인들을 만나 한국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를 요청했다. 새 정부의 경제정책 방향과 함께 '북핵 리스크'의 우려를 불식시키는데 주력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뉴욕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뉴욕 금융·경제인과의 대화'에서 “지금이 한국을 믿고 투자할 때이고 투자를 주저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우선 가계소득을 높여 인적자본에 투자하는 '사람중심 경제'로 경제정책 패러다임을 전환했다는 점을 설명했다. 그리고 '일자리와 소득중심 성장', '혁신성장', '공정경제'를 3대 축으로 삼아 이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또 재벌개혁 방향에 대해 “재벌개혁이 재벌해체나 소유·경영권을 억압하는 게 아니라 재벌 지배와 의사결정을 민주적이고 투명한 구조로 바꾸고 의사결정의 책임감도 높이자는 것”이라며 “이것이 재벌의 경쟁력을 높이고 한국경제의 활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외국인 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해 기업하기 좋은 생태계, 투자하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데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투자자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에 따른 '북한 리스크' 우려를 불식하는 데 많은 공을 들였다.
문 대통령은 “최대한의 제재와 압박을 가하되 외교를 통해 평화적 방법으로 이를 해결해야 한다는 점에 한미의 생각이 일치한다”며 “'북핵 리스크'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한국경제는 전혀 흔들리지 않고 굳건하게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년에 3% 성장을 예측하고 국가 부채도 39%에 머무르는 등 한국의 양호한 재정상황을 봤을 때 한국 경제의 기초와 체질은 탄탄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슈워츠먼 블랙스톤 회장은 “대통령이 허심탄회하고 진솔하게 의견을 피력해 위안이 됐고 마음이 편안해졌다”면서 “한미간 탁월한 우호 관계가 유지되는 것을 바탕으로 양국 간에 많은 투자가 유치되길 원한다”고 화답했다.
퀘일 서버러스 회장은 “지난 30년간 한국경제는 4배 이상 성장했고 안정적 민주주의도 구가하는 세계적인 대국”이라면서 “64년간 견고한 동맹관계를 이어온 두 나라의 관계는 여전히 안정적이고, 앞으로도 더 견고하고 안전한 관계로 발전할 것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문 대통령이 세계 금융의 중심지인 뉴욕에서 새 정부의 경제철학과 정책을 직접 소개하고 투자자들의 관심에 대한 한국 정부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설명해 지속적인 투자 기반을 조성했다”고 평가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본격적인 행사에 앞서 로이드 블랭크페인 골드만삭스 회장, 헨리 트래비스 KKR 회장, 스티븐 슈워츠만 블랙스톤 회장, 데이비드 루빈스타인 칼라일 회장, 레온 블랙 아폴로 회장, 댄 퀘일 서버러스 회장 등 미국 금융계 리더 8명과 사전환담을 했다.
사전환담에 이어 진행된 본 행사에서는 뱅크오브아메리카와 UBS 등 투자은행, 스타우드 캐피털 등 자산운용사, CBS·NBC 등 언론사 고위급 인사 등 200여 명의 금융·경제계 주요 인사들이 참석했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