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35주년 특별기획]4차 산업혁명, 교육 혁신부터<하>주요 국가 컴퓨터 코딩 교육 과정은…

세계 각국이 소프트웨어(SW)와 컴퓨팅 교육에 관심을 보이지만 접근 방법은 조금씩 다르다. 아직은 정답을 찾았다기보다 여러 형태로 답을 구하기 위해 노력하는 상황이다.

인구 비율 대비 정보통신기술(ICT) 창업률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나라인 에스토니아에서는 코딩 요소를 디자인에 융합시킨 '디자인 싱킹'을 주로 가르친다. 모든 학생에게 코딩을 필수 과목으로 가르치지 않는다.

1985년 옛 소련 시절 당시 정부가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제2의 문자가 될 것이라 선언하고 고등학교 필수 과정에 포함시킨 적은 있다. 1996년부터 컴퓨터 사이언스는 컴퓨터 활용을 중심으로 하는 인포메틱스로 대체됐다. 지금은 디자인과 코딩 융합을 선택 과목으로 가르친다.

에스토니아가 코딩을 필수 과목으로 채택하지 않은 가장 큰 이유는 교사 부족 때문이다. 모든 학생을 가르칠 만한 교사 수나 컴퓨터 교육 수준이 충분치 않다. 교사 양성 과정은 탈린대와 타르투대에만 있다. 대학생도 교사에 관심이 없다. 정보통신(IT) 업계에 종사하면 연봉이 2~4배 높기 때문이다.

에스토니아 학생은 비정규 교육 과정을 통해 코딩을 접한다. 마트 란피어 탈린대 교수는 “해외 유명 매체를 통해 에스토니아에서 코딩 의무 교육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면서 “그러나 많은 학생과 부모가 프로그래밍에 관심이 많아 최근 필수 과정에 편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핀란드는 학교 교육 과정을 개정했다. 10년에 한 번 있는 개정이다. 모든 시민이 교육 과정 개편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개정의 핵심은 학생 주도 공부, 학생과 교수 간 협력, 프로젝트 기반 학습이다.

핀란드는 오래 전부터 SW 코딩 교육을 강조했지만 별도의 정규 과목으로 편성하지는 않았다. 지난 개정에서도 새로운 과목을 만들지는 않았지만 수학과 기술 과목에서 충분히 다룰 수 있도록 각 교과목의 과정을 개편했다. 1학년을 가르치는 교사는 모든 과목 영역에서 코딩을 가르친다.

싱가포르 역시 복합 접근 방식을 택했다. 초등학교에서는 알고리드믹 로직과 컴퓨터 구조와 관련된 간단한 아이디어에 노출될 수 있는 수준의 교육을 한다. 세컨더리 스쿨(중·고등학교)에서는 신택스 베이스 프로그래밍을 만들 수 있는 수준까지 끌어올린다.

일본은 우리보다 조금 늦은 2020년에 초등학교, 2021년에 중학교, 2022년에 고등학교에서 각각 SW 교육을 의무화한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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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보경 산업정책부(세종)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