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금융기업은 앞선 디지털기술을 활용해 개발도상국 시장에 진입해야 한다. 이를 위해 정부, 기업, 학계가 모두 참여하는 국가 핀테크 플랫폼을 만들어 혁신과 성장을 도모해야 한다.
서울시와 금융감독원은 21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4차 산업혁명시대를 맞아 금융산업과 금융중심도시 차별화 전략을 찾기 위한 '서울국제금융콘퍼런스'를 공동 개최했다.
이날 콘퍼런스에 참석한 국내외 금융산업 전문가들은 서울의 물리적 인프라가 뉴욕, 런던, 도쿄 등 세계적 도시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거나 더 낫다고 평가했다.
또 서울이 기술혁신기업의 인큐베이터와 허브 역할을 하면서 금융산업 변화와 디지털경제 도래를 앞당기고 있다고 진단했다. 실행 방안으로 적극적 이머징 시장 진출과 민관 협력을 주요 방안으로 제시했다.
기조연설자로 나선 니쿤 진시 국제금융공사(IFC) 벤처투자부문 글로벌 총괄은 이머징 시장에서 디지털 경제의 확대에 주목했다. 해외 진출 핀테크 기업 대상 투자와 민관협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니쿤 진시 총괄은 “이머징 시장에도 디지털경제가 도래했다”며 “이머징 시장에서 핀테크 기업들이 초기 디지털경제에 큰 영향력(임팩트)를 미칠 수 있다”고 전했다.
국제금융공사는 세계은행의 주요 투자기관으로 주로 저개발 국가 경제부흥을 위한 생산적 민간기업에 투자하고 있다. 과거에는 경제부흥을 위한 물적 인프라 구축에 주로 투자를 했다면, 최근 기술혁신 사업 분야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니쿤 진시 총괄은 현재 25개국에 20억달러를 디지털 인프라 구축에 투자했으며, 30억달러 규모의 펀드를 조성했다. 그는 향후 3년 동안 이 수치를 3배 이상 늘리겠다고 강조했다. 이런 디지털 인프라 구축이 확산되면, 핀테크 기업의 사업 기회는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다.
니콜라스 메켈 룩셈부르크포파이낸스 대표는 지역별로 업무가 특화된 도시가 우량 금융기관을 유치한다는 분석을 내놨다. 브렉시트 이후 더욱 가속화된 금융기관 변화를 짚었다.
메켈 대표는 “유럽연합(EU)에서는 금융기관이 가장 좋은 에코시스템을 갖춘 곳으로 회사를 이전하고 있다”며 “JP모건은 프랑크푸르트, 룩셈부르크, 더블린 등 각 지역의 특성에 맞춰 영업소를 이동한다는 방침”이리고 전했다.
금융산업 전반이 규제, 디지털화, 지속가능성이란 변화에 맞춰 적응하는 것을 요구받기 때문이다. 서울 역시 지리적 특성과 장점을 활용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메켈 대표는 역으로 규제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복잡한 규제에 대응하기 위한 기술 혁신 노력과 데이터 수집, 정보교환 분야에 기관과 기업이 적극 나서는 방안이다.
룩셈부르크는 주변 여러 국가, 지역을 넘나들며 규제현안을 다뤘다. 이 경험을 바탕으로 선진화된 리스크 대응 노하우를 쌓은 덕분에 자산관리분야 선진국가로 자리 잡았다.
메켈 대표는 “국가적 전략으로 '디지털 룩셈부르크'를 시작했고, 기존 금융기관, 스타트업, 학계, 기업가, 정부가 모두 참여해 활동하는 국가 핀테크 플랫폼이 민관협력으로 만들어졌다”며 “정기적 대화의 장과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서울을 국제적 금융도시로 만들기 위해 여의도에 국제금융센터를 세우고, 핀테크 육성을 위해 보육과 해외진출을 지원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흥식 금융감독원장도 “4차 산업혁명이 꽃 필 수 있는 혁신 친화적 금융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며 “금융규제 테스트베드를 안착시키고, 핀테크 기업의 책임 있는 혁신을 유도하겠다”고 말했다.
김명희 경제금융증권 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