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산업단지' 미래 경제 해법]<하>한국경제와 산업단지의 미래

“글로벌 경제불황과 전통 제조업의 추락, 4차 산업혁명의 새로운 기회 등 급변하는 환경에서 산업단지의 발전방향은 무엇일까.”

“일반 중소기업이 스마트팩토리를 도입할 수 있을까?”

황규연 한국산업단지공단 이사장이 '2017 산업입지 컨퍼런스' 개회사를 하고 있다.
황규연 한국산업단지공단 이사장이 '2017 산업입지 컨퍼런스' 개회사를 하고 있다.

우리나라에 산업단지가 조성된지도 반세기. 시설 노후화와 산업체제 변화로 새로운 도전에 직면한 산업단지 혁신전략 마련을 위해 전문가들이 모였다. 정부, 지자체, 학계, 산업계 전문가가 지난 22일 G밸리 컨벤션에서 열린 '2017 산업입지 컨퍼런스'에서 미래 산업단지 혁신 방안과 창업, 일자리 확대 방안을 모색했다.

성경륭 한림대 교수는 산업단지 혁신 전략과 함께 포용경제라는 새로운 국가성장모델을 제시했다. 수치상 경제성장률 대비 자살률·산업재해율·임금격차·가계부채 등 사회적 문제가 두드러지고 있는 현 실태를 꼬집었다. 이들 문제를 함께 해결하는 이상적 국가상에 맞춰 산업정책과 산업단지모델도 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 교수는 “스마트팩토리와 기후변화대응 등 경제·사회·환경 성과를 모두 실현할 수 있는 혁신 클러스터를 얼마나 만들어내는냐에 우리 산업의 미래가 달려있다”고 말했다.

성경륭 한림대학교 교수가 포용경제와 혁신산업단지 모델을 설명하고 있다.
성경륭 한림대학교 교수가 포용경제와 혁신산업단지 모델을 설명하고 있다.

조혜영 한국산업단지공단 산업입지연구소장은 주요 대기업이 생산라인을 해외로 이전하고, 매년 다수의 산업단지가 사라지는 상황을 지적했다. 산업단지가 첨단산업과 지식산업 중심의 복합화된 공간으로 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조 소장은 100대 국정과제인 산업단지 혁신클러스터 구성 방향으로 “창업과 혁신·문화·복지까지 어우러진 공간으로 노후단지를 다시 개발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4차 산업혁명의 대표 적용사례인 스마트팩토리의 중소기업 적용 가능성에 대한 고민도 있었다. 강학주 울랄라랩 대표는 “4차 산업혁명으로 수많은 제품과 서비스가 나오면서 제조업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지만, 제조업은 30년 넘게 침체의 길을 걸어왔다”고 지적했다.

강 대표는 “대부분 기업이 스마트팩토리 등 제조업 혁신을 공장자동화로 받아들이면서 도입에 부담을 느끼고 대기업만 할 수 있는 변화로 인식하고 있다”는 점도 문제로 제기했다. 중견기업 이상에서만 스마트팩토리 도입이 시도되고 중소기업은 도입하지 못할 때 발생할 수 있는 기업 간 격차에 우려를 표했다.

이에 중소기업도 도입할 수 있는 스마트팩토리 모델을 제시했다. 공장자동화와 로봇 같은 시설설치보다는 공정 데이터 수집과 분석으로 빠르고 정확한 의사결정만 도와줘도 비용절감을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강대표는 “센서, IoT 빅데이터 등 데이터 수집을 위한 환경은 매우 좋아졌다”며 “기존설비를 그대로 활용하고 별도 직원교육 없이도 스마트팩토리를 도입할 수 있다는 점을 중소기업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지은 한양사이버대학교 교수는 20~30대 고용을 확대하기 위해 '테크스타트업' 육성 필요성을 언급했다. 그동안 국내 스타트업은 모바일 서비스에 집중·포화된 상태다. 제조 분야에서도 새로운 사업기회를 찾아야 한다는 주문이다.

이 교수는 “SW 융합·제조 등 중기술 이상의 글로벌 기술창업과 처음부터 글로벌 창업을 목표로 해야 한다”며 “스핀오프형 창업기업 유치 우수인력이 산업단지에 모이도록 해야한다”고 제언했다.

황규연 한국산업단지공단 이사장은 “산업단지가 없었다면 지금과 같은 성장은 불가능했다고 본다”며 “급격히 변하는 환경에서 산업단지가 중추 역할을 계속하기 위해 혁신의 지혜를 모아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조정형 산업정책부(세종) 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