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대 입학금 14%만 입학관련 운영비.. 나머지는 행사비나 일반운영비에 사용

사립대학이 신입생으로부터 걷어 들인 입학금이 대부분 입학운영과 관련없는 일반운영비나 행사비용에 사용된 것으로 조사됐다.

대학 입학금 폐지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나온 결과여서 주목된다.

교육부는 사립대학 입학금의 단계적인 감축을 추진하기 위해 지난 9월 실시한 사립대 입학금 실태 조사 결과를 10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사립대 입학 실소요 비용을 분석하기 위한 것으로, 전국 4년제 사립대 156개교 중 80개교가 조사에 참여했다.

입학금이 가장 많이 사용된 분야는 입학관련 분야가 아닌 일반 운영비다. 전체 입학금의 33.4%가 일반운영비에 포함돼 사용된 것으로 집계됐다. 입학분야 운영비로 사용되고 있는 것은 전체 14.2%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입학금의 5%는 입학식,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등 행사비로 사용되었으며, 8.7%는 신입생 진로〃적성검사, 적응프로그램 등 학생지원경비로 쓰였다. 14.3%는 홍보비로, 20.0%는 신·편입생 장학금 등으로 사용됐다.

용도별 입학금 지출 결과
용도별 입학금 지출 결과

입학과 전혀 상관없는 데 쓰인 돈이 가장 많은데다, 입학금이 사용되어야 할 입학관련운영비 비중도 지극히 낮은 것으로 나타나 입학금폐지 주장이 더욱 힘을 얻게 됐다.

교육부는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적정하게 인정될 수 있는 입학 실비용의 인정 기준 및 단계적 감축 방안을 사립대학과 협의를 거쳐 마련할 계획이다. 오는 10월 13일 전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 회장단 소속 대학의 기획처장 20여명과 함께 사립대학의 입장을 최종 조율할 예정이다.


교육부는 “입학금 폐지가 국민의 염원인 만큼 입학 절차에 실제 사용하지 않는 비용의 징수는 국민적인 지지를 받기가 어렵다는 점을 사립대학이 충분히 인지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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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보경 산업정책부(세종)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