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청이 미국 및 유럽 지역 특허청과 심사, 지식재산권 데이터 교환 등 협력을 강화한다. 신흥국 및 개발도상국에는 특허 행정 서비스를 수출하는 등 글로벌 협력을 확대한다.

특허청(청장 성윤모)은 지난 2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제57차 세계지식재산기구(WIPO) 회원국 총회'에서 미국과 심사 협력 프로그램을 연장하고 유럽 특허청과 선진 특허분류 협력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교환하는 등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고 11일 밝혔다.

특히 성윤모 청장은 미국과 유럽을 포함한 8개국과 연쇄 회담을 갖고 다양한 협력 방안을 모색했다. 우선 미국 특허상표청(USPTO)과 특허 공동 심사 프로그램(CSP 2.0)을 2020년까지 연장하기로 합의했고, 유럽특허청(EPO)과 선진 특허분류체계(CPC) 분야 협력에 관한 MOU를 교환했다.
이로써 유럽과 미국 중심으로 이뤄지는 선진 특허분류시스템 개정 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CPC는 국제특허분류(IPC)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국내 CPC도 미국·유럽과 동등한 국제 기준과 규범을 형성하고 있음을 확인한 사례다.

유럽지식재산청(EUIPO)과도 심사 협력에 나선다. 상표·디자인 데이터 교환을 위한 MOU를 교환, EU 상표·디자인 데이터를 심사 과정에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국내 상표 및 디자인 심사 품질 향상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신흥·개도국에 특허 행정 서비스 수출도 확대한다. 콜롬비아 상공감독원은 한국을 콜롬비아 국제조사기관(ISA)으로 지정하기로 했다. 이를 위한 MOU를 교환, 국제특허협력조약(PCT)에 의한 국제조사 서비스를 콜롬비아에 수출하게 됐다.
<성윤모 특허청장 인터뷰>
“총회의 최대 관심사는 인공지능(AI)이었습니다. AI가 특허 행정에 미칠 영향이 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AI는 지식재산(IP) 행정과 행정 시스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은 어떤 식으로 AI와 관련된 규범이 형성될지 아무도 모르고 있습니다.”
성윤모 특허청장은 “AI가 특허행정뿐만 아니라 특허기술에 영향을 미칠 것은 분명한데 이를 어느 정도까지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할지는 모두 고민하고 있다”고 총회 분위기를 전했다. 세계지식재산기구(WIPO)도 AI가 가져올 특허행정시스템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는 것이다.
성 청장은 “아직 이 문제를 공식화하기는 이르다고 보고 일부 국가 중심으로 비공식 국제회의를 열자는데 의견이 모아졌다”면서 “특허상담시스템에 AI가 접목돼 자동 응답하거나 특허선행조사 및 특허분류 등 연관 검색 시스템 역할을 할 수 있어 용역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성 청장은 이번 총회에서 기조연설자로 나서 빅데이터, AI 등 4차 산업혁명이 가져올 지재권 환경 변화에 국제 사회가 선제 대응할 것을 촉구했다.
대전=신선미기자 sm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