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도로 장애 급증" 국감서 국토부 안전 불감증 질타

안개제거장치와 같은 도로 안전장치가 상당수 고장난 채로 방치되고 있는가하면 항공기 안전장애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관리해야 할 국토교통부와 산하기관의 안전불감증이 도마 위에 올랐다. 큰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장애들로, 이에 대한 국토부 책임을 묻는 국회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졌다.

최인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토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매해 100여건 남짓 했던 안전장애 발생 수가 지난해 207건 발생해 두 배가량 증가했다. 올해도 상반기에만 111건의 항공기 안전장애가 발생했다. 항공기 '고장결함'이 2014년 69건에서 지난해 139건으로 급증한 것이 주요한 원인 중 하나였다.

국토부는 '고장결함 타깃 점검'을 실시하고 아시아나에 노후항공기, 누유 등 반복되는 고장결함을 시정할 것, 대한항공에 예방정비 기능 강화 등을 지적하고 관리기준을 강화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항공안전장애가 도리어 증가하고 있어, 실효성있는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최 의원은 지적했다.

또한 최 의원이 국토부와 도로교통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안개낀 날 사망률이 맑은 날에 비해 5배 높지만, 안개제거장치 70%가 고장난 상태로 방치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5년간 안개로 인한 교통사고는 총 1824건이 발생, 190명이 사망해 사망률이 10.2%에 달했다. 맑은 날 교통사고 사망률인 2.0%의 5배 수준이다. 이에 따라, 2015년 3월 국토부는 안개사고 저감대책을 발표하며 안개제거장치를 확대설치하기로 하고 2017년 현재까지 전국 14곳의 국도에 예산 33억원을 들여 70대의 안개제거장치를 설치했다. 그 중 50대(70%)가 고장난 상태로 방치된 것으로 나타났다. 안개제거 기술개발업체인 한국유지관리는 2015년 4월 부도가 난 상태로 유지관리도 전혀 이뤄지고 있지 못하고 있다.

박완수 자유한국당 의원은 추석연휴 직전에 발생한 제주항공 7C501편 여객기 급제동 사고와 관련해 녹취록 등을 검토한 결과 관제탑 과실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십자형태 활주로에서 해군 항공기가 관제탑 허가를 받아 엔진시동을 하고 있었으나, 여객기가 이륙대기 중이던 활주로를 가로질러 운항해 일어난 사고다.

제주항공 여객기가 260㎞/h로 활주로를 질주하던 중 교차지점을 통과하는 해군수송기를 발견하고 관제탑 지시 없이 조종사 판단에 따라 급정지 했다. 박완수 의원실은 관제상황을 감독해야 할 감독관이 자리를 비웠다고 확인했다.


교통 부문 뿐만 아니라 건축물 안전 문제도 논란이 됐다. 김현아 의원은 국토부가 대형 화재 사건 이후 6층 이상 건축물의 외벽마감재는 준불연재 이상을 사용하도록 의무화했지만, 화재안전 성능을 판단하는 기준(난연인증 시험)이 모호하고, 실제 건설현장에서는 편법 시공이 만연해 여전히 화재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지적했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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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보경 산업정책부(세종)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