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가 3분기 영업이익 14조5000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 기록을 다시 한 번 갈아치웠다. 반도체에서만 10조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올리는 초호황이 큰 역할을 했다. 실적 상승세는 4분기를 넘어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전자는 3분기 잠정 실적 발표를 통해 연결기준 매출 62조원, 영업이익 14조5000원을 각각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기 대비 매출은 1.64%, 영업이익은 3.06% 증가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매출 29.65%, 영업이익은 무려 178.85% 증가했다.

3분기에 실적 신기록을 이어 갈 수 있게 된 이유는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 호황이 지속됐기 때문이다. 업계 전반에 걸친 공급 부족 상황이 지속되면서 제품 값이 크게 올랐다. 삼성전자는 특히 미세화 기술력이 높고 생산 용량 역시 가장 커서 경쟁사 대비 이익의 내실 및 외형 수준이 우월한 것으로 분석된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가 약 10조원의 영업이익을 올린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3분기 삼성전자 영업이익 가운데 3분의 2에 이른다. 영업이익률은 50%에 근접한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선 당분간 메모리 공급 부족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 실적 신기록 역시 계속 경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디스플레이 사업은 액정표시장치(LCD) 가격이 하락하고 신규 가동한 6세대 플렉시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라인 안정화에 비용이 발생, 영업이익이 1조원에 못 미친 9000억원대에 그친 것으로 분석된다. 리지드 OLED가 저온폴리실리콘(LTPS) LCD와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이익폭이 감소한 것도 영업이익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IT·모바일(IM) 사업부는 3조3000억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달성한 것으로 추정된다. 갤럭시노트7 단종으로 홍역을 치른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크게 개선됐다. 갤럭시S8 판매 수익이 본격 반영된 직전 분기보다는 약 1조원 줄었지만 갤럭시노트8 마케팅 비용 증가로 크게 고전할 것이란 우려를 불식시켰다.
일평균 최대 예약 판매량을 기록한 갤럭시노트8 초반 흥행과 더불어 7월에 깜짝 등장한 갤럭시노트 팬에디션(FE) 40만대 완판이 무난한 실적을 견인한 주요인으로 꼽힌다. 증권가는 4분기 IM 부문 실적이 소폭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갤럭시노트8 글로벌 출시 확대로 인한 판매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경쟁사 애플의 아이폰8 플러스 배터리 팽창 문제 역시 삼성전자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소비자가전(CE) 부문은 3분기에 3000억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보인다. 2분기 실적과 크게 다르지 않은 수준이다.
3분기에는 TV 비수기를 맞아 판매량이 크게 늘지 않았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하반기에 TV 가격을 조정, 수익이 줄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CE 부문에서는 60% 가까운 매출 비중을 차지하는 영상디스플레이(VD) 사업부가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CE 부문 실적 개선이 눈에 띄지 않았다.
그러나 4분기에는 전통의 성수기를 맞아 CE 부문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블랙 프라이데이와 크리스마스 등 대형 세일 이벤트 영향으로 TV를 포함한 가전 판매량 전반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는 4분기 실적이 CE 매출이 12조원을 넘기고 영업이익도 4000억원대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도현우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4분기에 IM 부문을 제외한 전 부문에서 실적 개선이 가능할 것”이라면서 “큰 폭의 영업이익 증가가 예상되는 데다 내년에도 이익 증가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낙관했다.
※ 삼성전자 분기별 실적 현황(단위:조원)
자료:삼성전자
권건호 전자산업 전문기자 wingh1@etnews.com,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 배옥진 디스플레이 전문기자 withok@etnews.com, 최재필기자 jpchoi@etnews.com, 한주엽 반도체 전문기자 powerus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