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부산영화제, 과거 위상으로 되살리겠다"…'블랙리스트' 없는 정부 지원 약속

문재인 대통령이 부산에서 열리고 있는 부산국제영화제에 참석해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정치적 독립성 문제로 몸살을 앓아온 영화계가 과거의 위상을 되찾도록 돕겠다는 뜻이다. 현직 대통령이 부선국제영화제를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文 "부산영화제, 과거 위상으로 되살리겠다"…'블랙리스트' 없는 정부 지원 약속

문 대통령은 15일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가진 영화 전공학생과의 오찬 간담회 자리에서 “지난 몇 년 간 부산 영화제가 좌파영화제라며 정치적 해석으로 정부와 지자체가 간섭해 크게 위축됐다”며 “다시 아시아 대표영화제로서 과거의 위상을 되살리겠다”고 말했다.

그는 부산국제영화제가 빠른 시간 내에 세계 5대 영화제로 등극한 것을 추켜세웠다. 지난 정부에서 영화제가 독립, 자율적으로 운용되지 못해 위상이 축소됐다고 지적했다. 영화 다이빙벨 상영을 계기로 영화제 자체가 블랙리스트에 올라가 국고지원금이 반토막난 것이 위상 축소에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고 비판했다.

문 대통령은 “부산영화제는 부산시민에게 자부심이고, 심지어 부산에서 찍으면 영화가 대박난다는 말이 생길 정도로 부산이 영화의 도시가 됐으며 부산지역 경제에 큰 기여를 해왔다”며 “부산영화제가 다시 활기를 찾도록 빠른 시일 내 정부가 방안을 찾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초기처럼 정부도, 시(지자체)도, 힘껏 지원하되 운영은 영화인에게 맡기고 간섭하지 않는다는 원칙으로 하겠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앞서 이날 오전 영화 '미씽, 사라진 여자'를 관람했다. 한국사회의 여성문제를 소재로 한 영화다.

영화 관람을 마친 뒤 문 대통령은 무대 인사를 통해 “사라진 여자라는 영화 제목이 우리 사회에서 여성들이 아주 소외되고, 여성들의 목소리가 사라졌다는 이중적인 의미도 담고 있는 것 같다”며 “그러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탄탄한 연출로 좋은 작품을 만들어 낸 이언희 감독께 감사하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부산국제영화제 야외극장을 둘러본 뒤 영화 관계자들과 티타임을 갖고 한국 영화 발전 방향 등을 주제로 간담회를 가졌다.

문 대통령의 부산 방문은 취임 후 이번이 세 번째다. 지난 6월 19일 한국수력원자력 고리원자력본부에서 열린 고리 1호기 영구정지 선포식과 8월 31일 제8차 동아시아·라틴아메리카 협력포럼(FEALAC) 외교장관회의에 각각 참석한 바 있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