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바퀴만 바꾸면 전기자전거로 변신…하이코어 유럽·미국에 2만대 수출

한양대 스타트업 '혁신 기술' 호평...유명 자전거 브랜드와 OEM 체결도

자전거 뒷바퀴만 교체하면 전기자전거로 바뀌는 우리나라 스타트업 개발 제품이 유럽·미국 수출길에 올랐다. 자체 브랜드를 달고 글로벌 유력 업체와 생산까지 협력할 만큼 기술력과 시장성을 인정받았다. 저가의 중국산 자전거가 세계 시장을 장악하는 상황에 독보적인 기술로 글로벌 시장 확대가 기대된다.

하이코어 '센트널 휠'을 뒷바퀴에 장착한 일반 자전거.
하이코어 '센트널 휠'을 뒷바퀴에 장착한 일반 자전거.

한양대학교 스타트업인 하이코어(대표 박동현)는 최근 오스트리아 자전거 유통업체 BCL 체크포인트, 스페인 이모비티 솔루션(Emovity Solution)과 각각 1만5000대, 1000대 규모의 전기자전거 '센티넬 휠(Centinel Wheel)'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16일 밝혔다.

앞서 지난달 회사는 미국 라이드 써카(Ride Circa)와도 1000대 공급 계약을 맺었다. 일본 현대 인덱스와도 3000대 규모로 막판 수출 논의가 진행 중이다. 이들 물량은 대당 600~650달러로 모두 합쳐 약 135억원의 규모다. 실제 공급은 1만5000대 발주한 BLC 체크포인트가 내년 9월까지 순차적으로 진행하고, 나머지는 내년 2월까지 완료하는 방식이다.

하이코어는 품질관리와 안정적인 생산을 위해 글로벌 유력 자전거 브랜드 '자이언트(GIANT)', '메리다(MERIDA)', '아이디얼(Ideal)'의 주문자생산방식(OEM) 업체인 퍼시픽 사이클(Pacific Cycles)과 대량 생산에 협력키로 했다. 특히 이번에 공급하는 '센트럴 휠' 신제품은 종전에 비해 바퀴 크기를 24인치부터 30인치까지 다양화시켜 산악용·일반형 등 자전거 종류와 상관 없이 모든 호환이 가능하고, 고효율 설계로 자체 무게를 8㎏에서 6㎏로 줄었다.

센트널 휠을 장착한 글로벌 자전거 브랜드 '자이언트' 제품.
센트널 휠을 장착한 글로벌 자전거 브랜드 '자이언트' 제품.

박동현 하이코어 대표는 “유럽 BCL 등과 확정 매출 계약 규모는 80억원이지만, 주문량은 130억원을 상회한다”며 “샘플 공급에서 대량 수출까지 1년 넘게 걸릴 정도로 이들 공급업체와 오랜 논의 끝에 계약이 성사된 만큼 향후 공급 물량은 꾸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하이코어 센트럴 휠은 일반자전거의 뒷바퀴 교체만으로 전기자전거로 바뀌는 독창적 기술이 핵심. 두 개의 브러시리스직류(BLDC) 모터와 원통형 배터리, 컨트롤러로 구성된 센트럴 휠 바퀴는 손쉽게 탈부착 가능하다. 커다란 모터 하나를 대신해 부품 단가를 줄이면서 에너지 효율은 높이기 위해 소형 모터를 두 개 병렬 혹은 역·정 방향으로 합성했다.

하이코어 센트널 휠 내부 모습.
하이코어 센트널 휠 내부 모습.

이들 모터는 각각 토크와 스피드 성능을 높이면서, 모터 합성에 따른 손실(저항)은 유성기어와 전력제어 기술로 극복했다. 이에 일반 배터리 성능보다 구동효율이 30% 가량 높아 한번 충전으로 약 70㎞를 달린다. 기존 모터와 달리 트랜스미션 없이도 변속 가능하고, 다양한 주행 모드를 지원하면서 모터 과부하·발열 방지 등 안정적인 운전 환경까지 제공한다.

박태준 자동차 전문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