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바의 반도체 자회사 도시바메모리를 인수하는 한미일연합 주축인 미국 사모펀드 베인캐피털 측이 인수액 2조엔과는 별개로 1조엔(약 10조원) 이상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스기모토 유지 베인캐피털 일본 대표는 16일 니혼게이자이신문과 인터뷰에서 “도시바메모리 자금 지원은 (인수액 2조엔과 별개로) 1조엔을 넘을 것”이라고 밝혔다.
스기모토 대표는 “우리는 도시바메모리를 구조조정하는 것이 아니고 성장을 지원하는 입장”이라면서 현재의 경영진을 존중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감독하는 이사는 외부 인재를 적극적으로 등용할 것이며 나 자신도 이사가 될 것”이라고 적절히 경영을 감독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또 스기모토 대표는 “연구개발이나 설비투자 등 성장에 필요한 추가 비용 지원은 아끼지 않을 것이며 모든 자금조달 수법을 구사해 전폭 지원하겠다”며 도시바메모리 상장 때까지 한미일연합의 지원액이 1조엔을 넘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도시바메모리와 협업 중인 웨스턴디지털(WD)과 소송 승산 여부에 대해서는 “이기거나 지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화해할지를 모색하겠다”며 화해 방침을 명확히 했다.

그는 “WD의 주장이 재판에서 모두 인정되어도 WD가 얻는 것은 페이퍼컴퍼니의 합작회사 제조설비 뿐”이라며 “생산체제가 없어 이겨도 의미도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도시바메모리 인수전에서 베인캐피털은 SK하이닉스가 포함된 한미일연합을 승자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내년 3월 인수완료까지 난제가 많다.
그 난제 가운데 가장 어려운 것이 도시바메모리와 한미일연합이 맺은 계약이 무효라며 국제중재재판소 제소 등을 철회하지 않고 있는 WD다.
WD는 현재도 도시바메모리 주력 공장인 일본 미에현 욧카이치 공장에서 협업 중인 파트너로, 전면적인 대립을 계속하는 것은 WD나 한미일연합 모두에게 도움이 안 된다는 평가다.
한미일연합을 주도하는 베인캐피털이 WD를 설득해 화해를 위한 접점을 찾아내는 교섭력을 발휘하는 것이 관건이다.
이 밖에도 반도체 분야에서 중국 등 각 국이 특정업체의 독점 폐해를 막기 위해 실시하는 독점금지법 심사도 내년 3월 이전에 모두 통과해야 한다.
정현정 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