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T 교수 "이차전지 핵심 광물 중 코발트 수급 가장 우려"

최근 리튬이온 배터리 수요 증가로 핵심 소재 광물 몸값이 급등하는 가운데, 장기적으로 코발트 수급이 가장 우려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재료과학자인 엘사 올리베티 MIT 교수와 거브랜드 시더 버클리대 교수 등은 지속가능 에너지 분야 학술지 줄(Joule)에 발표한 논문에서 “배터리 소재로 쓰이는 핵심 광물 중 단기적으로 리튬과 코발트 수급 우려가 있으며, 특히 지정학 리스크가 있는 코발트는 잠재적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논문은 2025년까지 리튬이온 배터리 수요를 예측하고 양극재 소재인 리튬, 코발트, 니켈, 망간과 음극재 소재인 흑연 등 주요 광물 공급망을 분석해 수급 영향을 전망했다.

연구진은 “망간, 니켈, 천연흑연 등 리튬이온 배터리 구성 요소가 되는 대부분 핵심 광물이 수요 증가를 충족시키기에 충분한 공급량을 확보하고 있음을 확인했다”면서 “다만 인센티브 등 정책 변화와 가격 인하로 전기자동차 확산이 빨라질 경우 리튬이온 배터리 소재 수요가 공급을 초과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양극재 소재 중 니켈과 망간은 상대적으로 수급 우려가 덜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니켈과 망간 수요 중 리튬이온 배터리가 차지하는 비중이 적고, 매장처가 잘 분산돼 있기 때문이다.

음극재 소재인 흑연도 현재 전 세계 생산량의 65% 이상이 중국에 집중돼 있지만 매장량이 많은데다 인도, 브라질, 아프리카 등 생산량도 증가하고 있고 채굴이 용이해 큰 우려는 없을 것으로 봤다. 대체재인 인조 흑연도 있다.

리튬 전망은 엇갈린다. 리튬은 호주, 칠레, 아르헨티나 등 여러 지역에 풍부하게 매장돼 있고 암석과 염수 등 다양한 추출 방법이 있다. 문제는 충분한 매장량과 별도로 수요에 맞춰 생산이 신속하게 이뤄질 수 있을지 여부다. 실제로 2010년부터 2014년까지 리튬이온 배터리 수요는 73% 성장하는데 반해, 리튬 생산량 증가는 28% 늘어나는데 그치면서 수급 불균형이 왔다.

2025년까지 코발트 공급과 수요 전망을 보여준다. 수직축은 2002년부터 현재까지 국가별 코발트 생산량과 2025년까지 예상 공급량이다. 코발트 생산량은 2025년까지 29만톤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별표는 2016년과 2025년 산업계에서 전망한 코발트 수요 예상치다. (자료=Joule)
2025년까지 코발트 공급과 수요 전망을 보여준다. 수직축은 2002년부터 현재까지 국가별 코발트 생산량과 2025년까지 예상 공급량이다. 코발트 생산량은 2025년까지 29만톤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별표는 2016년과 2025년 산업계에서 전망한 코발트 수요 예상치다. (자료=Joule)

수급 불균형에 가장 취약한 광물은 코발트다. 매장량이 집중된 공코민주공화국의 사회·정치적 불안정으로 인해 공급 차질 가능성이 있다. 이로 인한 가격 변동 가능성도 존재한다.

실제 업계 우려는 논문이 전망한 것보다 훨씬 크다. 각국 정부가 최근 각종 인센티브와 내연기관 차량에 대한 규제 정책을 도입하면서 전기차 시장 성장이 빠르게 진행될 경우 수급 불균형을 가속화 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전기차용 배터리 셀 가격이 kWh 당 100달러 수준으로 떨어지면 재료 가격의 영향력은 더욱 커질 수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광물은 생산량을 수요에 맞춰 획기적으로 늘리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에 실제 소재 업체는 업계 전반적인 정서보다 훨씬 더 큰 우려를 하고 있다”면서 “리튬, 코발트, 니켈 중 하나라도 수급이 불안하면 다른 부분에 문제가 없더라도 배터리 생산이 불가능해질 수 있다는 것도 감안해야한다”고 말했다.

정현정 배터리/부품 전문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