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앤아이테크놀로지가 차세대 스퍼터링 방식 전자파간섭(EMI:Electro Magnetic Interference) 차폐 장비를 글로벌 외주반도체패키지테스트(OSAT) 업체에 잇따라 공급했다. 장비 성능을 높이고 값을 낮춘 것이 주효했다. 국내 최초로 스퍼터링 EMI 차폐 장비를 상용화한 씨앤아이가 보다 진화한 솔루션으로 스프레이 방식 EMI 차폐업계와 치열한 기술 경쟁이 벌이는 모양새다.
18일 씨앤아이테크놀로지는 3세대 EMI 차폐 스퍼터 장비(모델명 쉴드러스-1200)를 미국 무선주파수(RF) 칩 생산업체 S사에 공급했다고 밝혔다. 글로벌 OSAT 1위 업체 A사의 한국과 중국 공장 법인에도 장비를 납품했다. 한국 칩 제조업체, 새로운 중국 고객사와도 납품 협상을 진행 중이다. 이 같은 공급 호조세에 힘입어 올해 300억원 수준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한다. 기대치를 달성하면 매출이 작년보다 갑절 이상 증가한다. 씨앤아이에서 EMI 차폐 스퍼터 장비가 차지하는 매출 비중도 50% 수준으로 올라올 것으로 추정된다.
씨앤아이의 쉴드러스-1200 스퍼터 장비는 LGA(Land Grid Array) 패키지뿐 아니라 BGA(Ball Grid Array) 패키지의 EMI 차폐도 동일한 성능으로 구현한다. LGA는 패키지 아래쪽에 뾰족한 핀이 달린 형태다. 인쇄회로기판(PCB)에 실제 장착하면 하부 빈 공간에 틈이 생기지 않고 달라붙기 때문에 차폐가 비교적 수월하다. 그러나 볼 형태로 전극이 형성되는 BGA 방식은 아래쪽에 빈틈이 많이 생겨 완벽한 차폐가 어려웠다.

김창수 씨앤아이테크놀로지 대표는 “레이저 커팅 기술을 활용하는 핸들링 방식을 획기적으로 개선해 BGA 패키지의 EMI 차폐도 완벽하면서도 저렴한 원가도 구현할 수 있게 했다”면서 “아울러 장비 정비시간을 단축하고 장비 가격도 1세대보다 30%가량 낮췄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구체적 기술 방식에 대해서는 언급을 자제했으나 스퍼터링 작업을 위해 패키징된 칩을 지지대에 올리고 내리는 부분에서 레이저 커팅이 필요 없는 새로운 기술 방식을 도입했다고 말했다. 차폐재가 BGA 패키지 아래쪽 볼에 붙어 불량을 일으키거나 차폐 작업을 마친 후 지지대에서 칩을 떼어냈을 때 차폐 찌꺼기가 붙는 현상이 없어졌다. 레이저 커팅 장비가 필요 없기 때문에 공정 원가가 보다 저렴하고 속도 역시 빨라졌다.
EMI 차폐는 전자파로 인한 칩간 간섭 현상과 이로 인한 이상 동작을 제거하기 위해 고안됐다. 애플 등 주요 스마트폰 업체는 칩 제조사에 RF, 낸드플래시 메모리 생산 업체에 EMI 차폐 공정을 추가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스퍼터링 방식은 차폐 재료(타깃)에 강력한 물리력을 가해 패키징 표면에 박막을 고르게 증착한다. 그러나 국내 메모리 업계는 스퍼터링이 아닌 스프레이 방식 차폐 공정 도입을 결정하고 양산을 위한 공정, 재료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다만 재료 개발에서 애를 먹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김 대표는 “스퍼터링이 스프레이에 비해 두께, 밀도, 접촉저항, 박막 밀착성 등 품질 면에서 훨씬 우수하다”면서 “국내 업계도 연간 운영비용 면에서 스퍼터링이 스프레이 방식보다 낫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스프레이에서 스퍼터링으로 기술 방식을 변경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씨앤아이는 스퍼터링 장비 외 스퍼터 차폐용 타깃 재료와 핸들링 필름, 지지부품 등 소모성 부품 공급 사업까지 나서고 있다. 이 같은 소모품 판매로 장비 공급이 성사되면 매출 역시 안정적으로 증가할 수 있다고 씨앤아이는 설명했다.
한주엽 반도체 전문기자 powerus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