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 솔루션 판매에서 벗어나 제조 프로세서 컨설팅 회사를 지향합니다. 기술 지원을 넘어 고객에게 필요한 솔루션과 기술, 소프트웨어 등을 모두 제공하는 '제조사의 파트너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습니다.”
지난해 6월 한국델켐 대표이사로 취임한 후 숨가쁜 한해를 보낸 양승일 대표는 솔루션 판매 위주 사업에서 제조 프로세서 전반에 걸친 솔루션과 기술을 제공하는 컨설팅 서비스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양 대표는 “한국델켐은 모두 제조 현장에서 진행되는 개별 프로세서 흐름을 다른 어떤 기업보다 자세히 파악하고 있고 세부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솔루션을 제안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다”면서 “이미 자체 개발 솔루션으로 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으며 앞으로 이를 더 확대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토데스크의 컴퓨터지원제조(CAM) 국내 총판을 맡고 있는 한국델켐은 단순히 외산 솔루션을 판매하는 총판 역할에서 그치지 않는다. 자동화 솔루션 'HDAS'와 스마트제조솔루션 에임스(AIMS) 등 자체 개발 솔루션을 보유하고 있으며 상당수 레퍼런스도 보유하고 있다. 영국 델켐 본사도 한국델켐의 HDAS 솔루션에 대해 높이 평가하고 있다. 오토데스크가 지난해 기간제 라이선스로 가격 정책을 변경한 이후 자체 솔루션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다.
제조 프로세서 컨설팅 기업으로 변화하기 위한 기술과 영업 파트를 분리하는 조직개편을 진행하고 있다. 기술은 큰 틀에서 한 곳으로 통합했다. 연구소 개발력을 확대하기 위해 연구소와 기술지원팀을 합쳐 기술 파트의 시너지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향후 기술지원 인력은 영업에도 참여토록 해 기술기반 영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연구소 인력은 13명으로 소프트웨어 전문기업 수준을 넘어선다. 영업 파트는 큰 틀에서 유지하면서 영역으로 세분화해 신규 사업 진출도 추진할 방침이다.
서울대 경영학과를 나와 삼일회계법인를 거쳤고 사법시험 합격 후 변호사 생활을 해온 양 대표는 2014년 한국델켐 경영본부장을 역임하고 2년 만에 대표이사로 취임한 독특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그동안 솔루션 유통기업과 성격이 완전히 다른 분야에 종사하던 양 대표가 취임 후 가장 신경 쓴 부분은 '소통'이다. 조직개편을 시행하기 앞서 한달 동안 80여명 직원과 일대일 면담을 했다. 직원 개인이나 팀별 회식에 참석해 귀를 기울였다. 이번 조직개편도 직원 의견을 모두 반영했다.
양 대표는 “직원 한 사람당 30분에서 많게는 1시간씩 얘기를 나누면서 소통에 주안점을 두고 조직개편을 시행했다”면서 “개개인 의견을 반영한 탓인지 내부 이견이 거의 없으며 오히려 연구소 개편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고 설명했다.
조직개편과 함께 역점을 두고 있는 부분은 동남아 시장이다. 한국델켐은 지난해 영국델켐 지사로 운영되던 베트남,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지사 지분을 오토데스크로부터 인수했다. 한국델켐이 인수한 이후 전면적인 사업 개선에 나섰다. 국내 엔지니어를 현지 파견해 기술 노하우를 전수하고 교육을 진행했으며 현지 직원에 대해서도 꼼꼼하게 평가를 했다. 양 대표도 6번 가량 직접 방문해 진행 상황을 점검하고 현지 고객과 만났다. 현지 고객으로부터 곧바로 긍정적인 반응이 왔다. 인도네시아 지사는 1년 새 지난해 매출 대비 35%가 뛰어올랐다.
양 대표는 “동남아 지사에 한국델켐 문화를 전파하고 있다. 오토데스크 가격정책 변화에도 불구하고 현지 실적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면서 “무엇보다 현지 고객이 한국델켐이 개발한 자체 솔루션에 대한 요구가 많아 해외 시장에서 기대가 높아졌다”고 말했다.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