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전장 부품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기존 아날로그 자동차 부품뿐만 아니라 카메라, 센서 등 다양한 정보통신기술(ICT) 기반 부품 탑재가 대거 확대되면서 새로운 기업에도 부품 공급 기회가 열렸다. 특히 스마트폰 부품 전문 기업으로 성장한 국내 주요 중견·중소기업들이 이 기회를 노려 전장 사업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스마트폰 사업에서 다진 경쟁력을 기반으로 전장 사업에 출사표를 띄웠다.
◇스마트폰에서 전장으로 옮겨 가는 부품 기업
부품 기업이 스마트폰에서 전장 부문으로 눈길을 돌리는 이유는 시장 성장 가능성 때문이다. 스마트폰 시장은 지난 10년 동안 외형 및 내실 성장을 모두 이뤘다. 시장조사 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애플이 아이폰을 선보인 2007년 글로벌 스마트폰 보급률은 2.6%였다. 이 수치는 올해 말 기준 50% 돌파를 눈앞에 뒀다.
스마트폰 성장세는 꺾이기 시작했다. 시장조사 기관 IDC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은 3억4160만대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3% 감소했다. 부품 기업 입장에서 여전히 매출에서 가장 많이 차지하는 부문은 스마트폰이다. 그러나 성장에 한계가 보인다. 앞으로 10년을 바라볼 새로운 회사 성장 동력으로 신규 아이템 발굴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매우 크다.
스마트폰 부품이 성장 정체에 접어든 반면에 자동차 전장 부품은 성장 가능성을 보여 준다. SA는 지능형 자율주행자동차, 커넥티드카가 주목받으면서 2020년 세계 자동차 전장부품 시장 규모가 3033억달러(약 341조원)까지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처럼 급성장이 예상되는 자동차 전장 부품을 개척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 부품 분야는 중국 업체까지 가세,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수익성이 지속 하락하고 있다”면서 “반면에 새롭게 커지는 전장 분야는 새로운 사업인 만큼 기업이 10년 앞을 내다보고 연구개발(R&D)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고 전했다.
◇카메라 부품업계 발 빠른 전장 시장 진출
스마트폰 부품 기업은 수년 전부터 전장 부품 전문팀을 꾸리고 전장 부품 시장에 뛰어들었다.
엠씨넥스는 현재 차량용 카메라 모듈 부문이 전체 매출에 30% 가까이를 차지할 정도로 성장했다. 매해 엠씨넥스 전장사업부 매출은 20%씩 증가했다. 나머지 주요 매출 70%는 모바일용 카메라와 기타 부품에서 발생한다. 엠씨넥스는 2005년 차량용 후방카메라 개발을 시작, 전장 사업에 뛰어들었다.
기술력을 인정받아 전방카메라, HD급 어라운드뷰모니터(AVM) 시스템 카메라 등을 현대기아차에 공급했다. 엠씨넥스는 현재 현대차 그랜저 이상 고급 차종과 제네시스 브랜드 전 차종에 카메라를 공급하고 있다. 중저가 차량 전·후방 카메라에서부터 고급 차종까지 공급 범위가 매년 늘고 있다.
캠시스는 전기자동차 전장 부품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캠시스는 원래 모바일용 카메라 모듈 전문 업체였다. 회사는 카메라 모듈에서 축적한 기술력을 기반으로 전장 분야 사업 다각화에 힘을 싣고 있다. 전기차와 배터리관리시스템, 차량제어장치, 인버터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이 회사는 2015년 4월 전장연구소를 설립, 이 분야에 처음 진출했다. 지난해 3월에는 중국 상하이 전장연구소 문을 열었다. 9월에는 상하이자동차 자회사인 화위자동차와 기술 협약을 맺었다. 올해 초엔 전기차 양산을 위한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박영태 캠시스 대표는 쌍용차 출신 자동차 전문가다.
캠시스 관계자는 “전장 분야는 주력 제품군의 판로 확장과 미래 기술 개발에 한창”이라고 밝혔다.
광학렌즈 전문 제조사 세코닉스는 2007년부터 자동차용 카메라 모듈과 렌즈 사업에 뛰어들었다. 사업 시작 10년째인 현재 세코닉스 전장 사업은 안정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세코닉스 관계자는 “모바일용 렌즈 사업에 이어 자동차 카메라 모듈 분야 매출이 꾸준히 성장세를 타고 있다”면서 “전장은 앞으로 지속 성장이 기대되는 만큼 주력 사업이 모바일에서 전장 사업으로 옮겨 가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카메라 모듈 전문 업체 파트론도 전장 사업으로 사업 다각화를 시도한다. 파트론은 신사업으로 키운 전장 사업 분야에서 최근 결실을 거뒀다. 쌍용차에 파트론 ADAS 카메라 모듈을 공급하게 됐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