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하기 힘든 일을 로봇이 대신해 주면 어떨까요? 일의 효율이 높아지고 삶의 질이 지금보다 좋아지겠죠. 제는 기계를 다루지만 근본적으로는 사람을 향하고 있습니다.”
서태원 영남대 기계공학부 교수는 미래 로봇산업을 이끌어갈 대한민국의 젊은 로봇과학자다. 주요 연구 분야는 로봇 메카니즘 설계와 로봇 거동의 이론해석이다.
서 교수는 “메카니즘 설계에서는 양팔로 수중 작업을 할 수 있는 소형 수중 로봇, 벽에 붙어 이동할 수 있는 벽면 등반 로봇, 수면과 지면을 동시에 보행할 수 있는 6족 보행 로봇, 자연 모사를 바탕으로 한 바퀴벌레 로봇 및 장대높이뛰기 로봇 등 재미있는 연구 분야가 많다”고 했다.
그는 “기구학 이론을 바탕으로 기하학적인 로봇 거동을 해석해 강성, 정밀도, 에너지효율 등을 높이는 연구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 교수는 만 36세로 아직 젊지만 연구 성과는 상당하다. 지금까지 SCI급 저널 52편을 포함해 관련분야에서 총 220여 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그 외 국내외 학술대회에서 120여 차례 연구결과를 발표하고, 15건의 특허를 출원 및 등록하는 등 왕성한 연구 활동을 펼치고 있다.
로봇 분야에서만큼은 이미 세계적으로 연구력을 인정받고 있다. 2014년 벽면등반로봇에 대한 성과를 인정받아 국제전기전자공학회(IEEE)와 미국기계학회(ASME)가 수여하는 '최우수논문상(Best Paper Award)'을 수상했다.
IEEE와 ASME가 발간하는 기계·전기전자·생산제조분야 세계 최고 권위지인 '트랜잭션스 온 메카트로닉스'에 게재된 논문 가운데 연구 성과가 가장 뛰어난 논문 1편을 선정해 주는 상이다. 최근엔 'IEEE·ASME 트랜잭션스 온 메카트로닉스'의 편집자(Technical Editor)로 위촉됐다.
서 교수가 연구하는 로봇 분야는 산업계에서 활용가치가 상당히 높다. 실제 서 교수는 여러 기업과 산·학 협력을 통해 산업계 적용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서 교수는 “벽면 등반 로봇은 가정용 및 고층 빌딩용 청소로봇 개발을 위해 관련 기업에 자문하고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고층 건물이 늘어남에 따라 수요는 점차 커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산업통상자원부 지원으로 중소기업의 '생산 공정 자동화'와 관련한 자문을 맡고 있다. 또 한국연구재단의 중견연구자 지원사업에 선정돼 '소형 수중 로봇' 연구를 서울대 견실설계연구실과 공동으로 수행하고 있다.
서 교수는 “제 연구의 공통점은 사람이 하기 어려운 일을 대신 해줄 수 있는 로봇을 만드는 것이다. 원자력 사고 지역 탐사, 고층 빌딩 청소, 연안 수중 작업 등 사람이 직접 하기에는 위험 부담이 큰일을 가까운 미래에 로봇이 대체 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또 “험지 극복형 로봇 외에 최근 스마트팩토리와 같은 무인 제조 공정 개발에도 관심이 많다”고 했다.
서 교수는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에서 학사·석사·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2009년부터 2010년 8월까지 카네기멜론대에서 연구원으로 근무했다. 2010년 9월부터 영남대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지난 2015년부터 2016년까지 캘리포니아 버클리대학에서 교환 교수로 활동했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