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가 소득주도 성장과 함께 혁신성장을 경제정책의 '양 날개'로 승격시키면서 '혁신성장'의 방향성을 높고 업계 관심이 높다. 전문가들은 초기 정확한 개념 정립 없이 추진하다간 지난 정부에 이어 '창업지원'에 매몰될 것을 우려했다. 정보통신기술(ICT) 활용을 통한 '가치혁신'에 주목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혁신성장의 주체는 '기업'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업이 차별화 된 제품을 개발해 독점적 힘을 확보하고, 이를 통해 이윤을 얻을 수 있다고 믿어야 혁신을 추구하고 투자를 한다는 설명이다. 결국 정부가 혁신성장을 위해 해야 할 역할은 기업의 활발한 경영활동을 뒷받침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성 교수는 “혁신성장의 핵심이 창업에 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서 “혁신성장 주체가 '기업'이라는 생각으로 이들이 활발하게 경쟁하고 이를 통해 확보한 이윤을 보전할 수 있도록 돕는 게 정부 역할”이라고 말했다.
임규건 한양대 경영학부 교수는 완전히 새로운 방식으로 국가성장을 도모하기 위해선 혁신성장의 방향을 '합리성과 질적 성장'에 맞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신기술을 적극 활용해 '비용' '차별화' 우위를 동시에 추구,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가치혁신'에 초점을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 교수는 “과거 보여주기식 정책은 주로 숫자로 그 성과를 과시하면서 실효성에 의문을 남겼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하는 방식, 삶의 방식, 거래의 방식, 분배의 방식, 정부 지원의 방식 등 기존 개념을 합리성을 기반으로 혁신적으로 바꾸고 각 사안의 개념과 기준, 인식을 명확히 정립해 혁신해야 한다”며 당부했다.
그러면서 “혁신의 성과를 창업 숫자 자체에 집중하기 보다는 합리적인 지원 정책과 혁신의 적용과 활용, 사회 변화에 대한 성과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무연 연세대 교수는 혁신성장을 위해선 두 가지가 제도가 반드시 뒷받침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첫째는 혁신 산업의 세계적 추세인 '오픈 이노베이션'을 제대로 하기 위해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균형 성장 및 협력을 촉진시킬 수 있는 제도다. 둘째는 과정을 중요시하고 실패를 용인하는 제도다.
이 교수는 “기술혁신이 성장의 동력이지만 경영혁신, 생태계 혁신, 제도혁신 등도 같이 이뤄야 한다”고 주문했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