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3일 홍종학 전 의원을 새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앞서 박성진 후보자가 유신시대 정치관과 종교 문제 등으로 낙마한 지 38일 만이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청(廳)에서 부(部)로 승격된 이번 정부 유일 조직으로서 상징성과 영향력이 크다. 그러다보니 장관 추천과 발탁에 있어 최악의 인물난이 거듭됐고, 사람이 선택되면 돈(주식신탁)이 걸리는 인선난을 겪었다. 성공한 벤처기업인은 배제되고, 현직 국회의원에서 교수로, 다시 교수에서 전직 관료들로 스크린 폭이 확장됐지만 도무지 찾질 못했다.
정말 어렵사리 전직 국회의원으로 낙점됐다. 홍 전 의원은 일찍이 복지·분배 문제에 정통한 경제학자이자 시민운동가, 정치인으로 살아왔다. 시민운동단체에서 사회적 역할을 키웠고, 대학 교수에 이어 비례대표 국회의원 등 산업·경제분야 입법·학술 활동까지 정치적 지형이 좁지 않다. 특히 현 정부의 경제철학과 가장 잘 맞아떨어지는 이론·정치 활동을 벌여왔던 인물로 평가된다.
청와대는 조속한 청문 절차 통과 의지를 갖고 이번 인선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홍 후보자에 맡겨진 최우선 과제는 먼저 능력 발휘보다는 청문 통과인 게 그런 이유에서다. 그 다음 청문 과정이든, 검증 과정에서든 홍 후보는 그간 쌓아온 모든 능력을 총동원해 자신을 기다린 중소·벤처기업인들과 중소벤처기업부 공직자들을 보듬어야 할 것이다.
사실 부처 승격 출범으로 들떠있던 마음에 생채기가 나고 그 위에 딱지가 앉을 정도로 이들 상심이 컸다. 이들을 장관 후보자로서 보듬고 당당히 장관직에 취임하는 것이 온전히 그의 능력에 달려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리고 나서 중소벤처기업부 수장으로서 공식 발을 떼게 되면 이 나라 '혁신성장'의 새 기틀을 세우는 일에 매진해야 할 것이다. 비례대표 국회의원으로선 감히 펴지 못했던 그 꿈을 장관으로서 풀어가면 된다.
![[사설]홍종학 후보자에 지워진 짐](https://img.etnews.com/photonews/1710/1005499_20171023190111_812_0001.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