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보증기금(이하 기보)이 혁신기업 특화 정책금융으로 거듭나기 위한 첫 단추로 벤처투자 시장과 협업을 택했다. 모태펀드 운용기관인 한국벤처투자, 투자기업을 발굴하는 벤처캐피털(VC)과 공동으로 유망 기업에 성장자금을 연계 지원한다. 추후 공동투자와 지역 벤처금융 활성화 등 중소벤처기업 금융 분야 전방위로 영역을 확대할 전망이다.
중소벤처기업부는 24일 창업·벤처기업 성장 지원을 위해 기보, 한국벤처투자, 벤처캐피탈협회 간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에 따라 기보는 총 5000억원 규모 벤처투자 연계 특례보증을 신설한다. 한국벤처투자와 벤처캐피탈협회가 추천하는 기업에 시설·설비 등 추가 성장자금이 필요할 경우 기보가 특례보증을 연계 지원하는 형태다.
투자받은 금액 50% 이내 운전자금에는 보증심사를 면제하고 평균 1.2%의 기준보증료율을 0.5%P 감면해 준다. 7년 이내 창업기업에는 100% 전액보증을 지원한다.
최수규 중기부 차관은 이날 협약식에서 “기보가 중기부로 이관됨에 따라 정책시너지 효과를 내기 용이해졌다”면서 “창업·벤처기업 성장을 위해 벤처투자자와 기술보증기금이 고유의 역량과 전문성을 연계해 우리 경제의 혁신성장을 뒷받침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협약을 계기로 기보는 중기부 이관에 따른 업무 영역 확대를 확대할 계획이다. 기보는 지난 7월 중기부 이관 직후 혁신기업 지원 기능 강화 계획 수립에 들어갔다. 조직구조를 사업형 공사 형태로 개편해 금융 지원 뿐만 아니라 기업 육성까지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있다. 기술집약 벤처기업 외에도 소셜벤처기업 등 지역기반 벤처생태계에서 기보가 금융 지원을 강화할 수 있는 방안 등을 모색하고 있다.
기보 관계자는 “중기부 산하 공공기관과 기능 중복을 피하면서 중소기업 생태계에서 할 수 있는 업무를 검토하는 단계”라며 “사업형 공사 전환과 지역기반 금융 기능 강화 등을 비롯해 기보가 강점을 가진 분야에서 영역을 넓힐 계획”이라고 전했다.
기보는 공동투자, 투자 전문인력 양성, VC기업에 대한 컨설팅과 기술이전 등 비금융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지속할 계획이다. 다만 기보의 업무 영역 확대로 인한 중기부 산하 공공기관 기능 중복 문제는 조정이 필요하다. 이미 중소기업진흥공단은 직접대출과 컨설팅, 한국벤처투자는 간접투자, 기술정보진흥원은 연구개발(R&D) 등으로 중기부 소관 공공기관은 고유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김규옥 기보 이사장은 “정부의 대규모 모태펀드 출자에 맞춰 기보가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을 고민 끝에 신규 사업을 결정했다”며 “기보를 통해 보증을 받은 7만여개 기업도 우수 벤처캐피털로부터 투자 유치에 성공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