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파리 기후협약이 발효되면서 세계 각국의 이산화탄소(CO₂) 자원화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CO₂ 배출량 세계 12위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총장 정무영)은 CO₂ 포집에서 처리, 활용까지 포괄한 CO₂ 자원화 기술을 수출형 연구 브랜드로 육성한다. 기후 변화 및 글로벌 환경 규제에 대응하는 동시에 세계를 선도할 환경 과학 비즈니스 창출이 목적이다.
기후 변화의 주요인인 CO₂를 유용한 자원으로 바꿀 수 있다면 사회·경제 파급 효과는 엄청나다. 세계의 관심 속에서 우리나라도 과학기술정보통신부를 중심으로 탄소자원화 전략을 마련해 CO₂로 화학소재, 제품 및 원료를 생산하는 다양한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CO₂ 자원화는 목적과 단계별로 CO₂ 포집저장(CCS), 포집이용(CCU), 포집자원화(CCR) 기술로 구분된다.
UNIST는 CO₂를 연료로 바꿀 수 있는 촉매 개발 등 CCU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CCU 연구 성과를 토대로 CO₂를 실제 유용한 자원으로 전환하는 CCR 기술을 완성한다는 전략이다.
올해 초에 설립한 UNIST 차세대 촉매 센터는 CCR 연구개발(R&D)의 핵심 인프라다. 10여명의 교수와 연구진이 산업 현장에 시범 적용을 목표로 CCU 상용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대표 연구자는 이재성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교수다. 이 교수는 지난해 세계 최초로 'CO₂-연료유 직접 전환 촉매'를 개발, CCR 실현 가능성을 높였다. 이 촉매 기술을 상용화하려면 CO₂와 수소 두 가지 원료를 원활하게 확보해야 한다.
이 교수팀은 고효율 '인공나뭇잎' 소자를 개발, 이 같은 문제를 해결했다. 나뭇잎의 광합성 반응 원리에 착안한 '인공나뭇잎'은 물과 태양광을 원료로 간단하게 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이다.
지난해 12월에는 해조류의 광합성 원리를 이용한 '인공나뭇잎' 소자로 태양에너지의 수소 전환 효율을 8%까지 끌어올리는데 성공했다. 또 태양광을 이용한 수소 생산 기술을 계속 업그레이드하며 CCR 상용화에 필수인 수소 생산 문제를 더욱더 경제성 및 환경친화형으로 개선하고 있다.
UNIST는 이 교수팀의 수소 효율 생산 기술과 CO₂ 연료 전환 공정을 결합, 오는 2020년까지 산업 현장 적용이 가능한 CCR 상용화 기술을 완성한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에너지기술연구원, 동서발전과도 협력 체제를 구축했다. UNIST 차세대 촉매 센터는 산업통상자원부의 산업 기반 구축 사업을 확보, 오는 2020년까지 총 85억원을 투입해서 추가 개질 공정이 필요 없도록 연료유 생산용 촉매 기술을 고도화한다. 또 2019년까지 70억원을 투입, 청정 수소 생산 기술을 확보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재성 교수는 “CO₂ 자원화는 기후 변화를 늦추는데 기여할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산업계에 새로운 기회로 작용할 것”이라면서 “CCR 기술을 선제 상용화하고 이를 수출형 공정 패키지로 개발하면 수십조원 규모의 세계 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울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