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생아 年 40만명대 벽마저 15년만에 '붕괴'...71년 대비 3분의 1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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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연간 출생아수 40만명대 벽마저 무너진다.

1971년 102만명에 달했던 출생아수는 공식 통계가 시작된 2000년 63만명을 기록한 이후 2001년 55만명으로 떨어졌다. 2002년 49만명으로 떨어지며 15년 간 40만명대를 유지했다.

통계청도 올해 연간 40만명대 유지는 불가능하다고 예상했다.

월간 출생아수도 21개월 연속으로 동월기준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주 출산층 인구 감소와 비혼·만혼이 원인이다.

저출산·고령화로 내년부터 '일할 사람'도 줄어들기 시작한다. 생산가능인구(15~64세)는 올해 정점을 찍고 내년부터 감소한다. 업계는 생산가능인구 감소가 우리경제에 직격탄이 될 것으로 보고 정부의 근본적 해결책 마련을 촉구했다.

25일 통계청이 발표한 '인구동향'에 따르면 8월 출생아 수는 3만2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0.9% 줄었다.

시도별 전년 동월 대비 출생아 수는 서울·부산·대구 등 14개 시도는 감소했고, 대전·세종·충남은 유사한 수준을 보였다. 3만200명은 지난 2000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동월(8월) 기준 역대 최저치다. 이로써 '동월기준 역대 최저치' 기록은 21개월째 계속됐다.

올해 1~8월 누적 출생아 수는 24만8000명에 머물렀다. 작년과 비교해 12.2% 떨어진 것으로 역대 최저치다. 지난 2002년부터 작년까지 15년 동안 계속됐던 연간 출생아수 40만명대 달성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통계청은 36만명 안팎을 예상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올해 연간 출생아 수 40만명대 달성은 불가능해 보인다”며 “주출산 연령층인 30~34세 인구가 매년 10만명씩 감소하는 영향이 크다. 비혼·만혼 증가도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실제 8월 혼인 건수는 2만100건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900건 줄었다. 8월 혼인 건수는 2003년 이후 동월기준 가장 낮은 수치고, 1~8월 누적 건수(17만7000건)는 역대 최저치다.

저출산 지속과 동시에 고령화 속도가 빨라지며 '일할 사람'도 줄고 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8월 말 기준 65세 이상 우리나라 인구는 725만7288명으로, 전체 인구(5175만3820명)의 14.02%를 차지했다. 65세 이상 인구가 14% 이상이 되면 UN 기준상 '고령사회'다. 2000년 고령화사회(7~14%)에 진입한 지 17년 만이다.

저출산·고령화로 우리나라 생산가능인구는 올해 3612만명을 정점으로 감소하기 시작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우리나라 생산가능인구가 10년 후에는 6.8%, 20년 후에는 17.8% 각각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생산가능인구 감소는 경제에 직접 타격을 줄 전망이다. 산업연구원은 생산가능인구가 2065년까지 지속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생산가능인구 비율이 0.1%P 감소하면 GDP가 0.30%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정부도 저출산·고령화 문제 해결에 총력을 쏟고 있지만 효과는 미미하다. 정부가 지난 10년 동안 저출산에 100조원을 투입했지만 사태는 오히려 악화돼 시장 기대가 낮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근본적 해결책 마련을 주문했다.

산업연구원은 “생산가능인구 감소 등 인구구조의 급격한 변화는 우리 경제 성장잠재력을 크게 저하시킬 가능성이 크다”며 “대응전략 마련이 어느 때보다 시급하다”고 밝혔다.

유선일 경제정책 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