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커피가 생각나는 가을이다. 우리나라는 커피 공화국이라고 불릴 만큼 커피 소비량이 많다. 지난 5월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발간한 커피류 시장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20세 이상 성인 1인당 연간 커피 소비량은 377잔이다. 지난 5년간 연 평균 7%씩 증가했다.
커피 소비가 늘면서 가정에서 직접 추출할 수 있는 커피 관련 제품에 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개인 취향을 담은 커피를 직접 만들어 마실 수 있는 것은 물론 비용도 절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원두 분쇄기는 커피 관련 제품 가운데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다나와 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9월에 판매된 커피 관련 제품 중 원두 분쇄기는 29.9%로 1위에 올랐다. 캡슐 커피머신과 커피메이커, 커피머신이 뒤를 이었다.
커피를 추출하기 위해서는 원두를 분쇄해야 한다. 이를 그라인딩(Grinding)이라고 한다. 이를 위한 도구를 원두 분쇄기 또는 그라인더(Grinder)라고 부른다. 원두는 분쇄 이후 맛과 향이 급격히 저하되기 때문에 추출 직전에 필요한 만큼만 분쇄하는 것이 좋다.
최근에는 전동식이 수동식보다 더 잘 팔린다. 같은 기간 점유율은 각각 54.3, 45.7%를 기록했다. 열 발생이 적어 커피 향을 살리면서 내구성이 강한 '맷돌분쇄' 방식을 선호하는 경향이 짙다. 제조사별로 살펴보면 포렉스가 인기다. 세라믹 미니 핸드밀을 앞세워 23.8% 점유율을 확보했다. 나머지는 10% 이하 점유율로 나타났다.
캡슐 커피머신도 인기 아이템이다. 1회 분량 원두가 들어 있는 캡슐을 이용해 에스프레소를 추출하는 제품이다. 규격화한 캡슐과 자동 추출 시스템으로 빠르고 간편하게 커피를 내릴 수 있다. 동일한 맛과 품질을 제공하는 것도 강점이다. 하지만 유지비가 다소 비싸다. 인기 캡슐 커피머신은 1ℓ 이하 물통을 제공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30초 이하 예열 시간 제품이 인기다.
다나와 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9월에 판매된 캡슐 커피머신 중 59%가 네스프레소 제품이다. 다양한 종류 커피머신과 캡슐을 보유해 선택 폭이 넓다. 중저가 실속형 모델이 돋보이는 네스카페는 33.9%를 차지했다. 핫초코와 아이스티, 티라떼 등 다양한 캡슐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커피메이커는 분쇄한 원두를 필터에 담고 뜨거운 물을 붓는 드립 방식으로 커피를 추출한다. 작동 방법과 관리가 단순하고 저렴하지만 에스프레소를 추출하지 못하고 다양한 종류 커피를 만들 수 없다. 요즘에는 10잔 이상 용량, 반영구 필터, 삽입형 필터 홀더를 지닌 제품이 잘 나간다. 커피메이커 시장은 필립스가 장악했다. 고급스러운 디자인으로 39.3% 점유율을 차지했다.
커피머신은 고온·고압 수증기를 이용해 짧은 시간 안에 에스프레소를 추출한다. 원두와 물을 넣고 작동 버튼만 누르면 커피를 내려주는 전자동과 에스프레소 추출 기능만 담은 반자동으로 나뉜다. 두 모델 중에서는 전자동이 상대적으로 인기다. 가격은 비싸지만 빠르고 간편한 데다 동일한 맛과 품질을 보장하기 때문이다.
커피머신 분야 역시 필립스가 1위다. 전자동인 2000시리즈 인기에 힘입어 33.9% 점유율을 확보했다. 25.1% 점유율을 얻은 드롱기는 반자동 커피머신이 좋은 반응을 얻었다.
<2017년 1~9월 커피메이커·머신 판매량 기준 품목별 점유율(단위 % / 자료:다나와 리서치)>
< 2017년 1~9월 원두 분쇄기 판매량 기준 제조사별 점유율(단위 % / 자료:다나와 리서치)>
<2017년 1~9월 캡슐 커피머신 판매량 기준 제조사별 점유율(단위 % / 자료:다나와 리서치)>
<2017년 1~9월 커피메이커 판매량 기준 제조사별 점유율(단위 % / 자료:다나와 리서치)>
< 2017년 1~9월 커피머신 판매량 기준 제조사별 점유율(단위 % / 자료:다나와 리서치)>
윤희석 유통 전문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