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한국 등 세계적으로 인공지능 열풍이 불고 있습니다. 아직 갈 길이 멉니다.”
제리 캐플런 스탠퍼드대학 법정보학센터 교수(사진)를 만났다. 인터뷰는 미국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 인근 샌머테이오에 위치한 자택에서 진행됐다. 캐플런 교수는 “인공지능 기기가 진화하고 똑똑해지면서 인간을 지배할 것이라는 우려가 많다”면서 “이는 현실과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구글 딥마인드 알파고와 세계 최강 프로바둑기사 이세돌 바둑 대결은 인공지능(AI) 놀라운 실력을 세상에 알린 계기가 됐다. 한국도 인공지능과 인간의 바둑 대결을 시작으로 인공지능 열풍이 불고 있다.
캐플런 교수는 “알파고가 이세돌을 이길 수 있으나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을 대체할 수 없다”면서 “알파고 등 인공지능 기기도 결국 진화된 컴퓨터”라고 말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 인공지능이 많은 일자리를 대체할 것이라는 우려가 팽배하다. 대량 실업으로 이어질 확률은 낮다는 게 그의 분석이다. 캐플런 교수는 “산업발전으로 자동차, 컴퓨터 등장 때마다 대규모 실업을 우려했다”면서 “인공지능 발전은 과거 자동화 물결 연장선”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기계가 인간을 위협할 것이라는 우려는 지나치다”면서 “오히려 신기술 도입으로 새로운 형태의 직업이 탄생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간이 지닌 감정, 욕구가 없기 때문에 기계에 의한 지배를 걱정하는 것도 지나친 우려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인공지능 분야 과학자들이 연금술사를 꿈꾸는 것에 대해서도 경계 목소리를 냈다. 캐플런 교수는 “인공지능 개발 목표가 개발자 내에서도 잘못 이해되고 있다”면서 “현재 진보는 나무를 오르면서 우주에 가고 있다고 말하는 격이다. 먼 미래의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은 30~40년 내 빠르게 발전한 '기적의 나라'이며, 똑똑한 인재들이 많은 국가”라며 “인공지능은 기술발전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사회경제적 문제와도 관련이 깊다. 인공지능 산업 발전을 위해 한국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샌프란시스코(미국)=
장윤형 의료/바이오 전문기자 why@etnews.com
<이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KPF 디플로마-과학 저널리즘과 과학기술 해외교육 과정 일환으로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