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시장 호황으로 계측기 업계도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할 전망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내쇼날인스트루먼트(NI)는 1994년 한국지사 설립 이래 올해 최대 수익을 낼 것으로 점쳐진다. 한국NI는 내년에도 반도체와 오토모티브 분야 사업에 집중하면서도 방위산업과 교육산업에도 힘을 싣기로 했다.
NI는 모듈형 계측기와 테스트·측정 제어 소프트웨어를 판매하는 미국 기업이다. 세계 3만개 이상 기업이 NI 그래픽 기반 프로그래밍 소프트웨어와 모듈형 하드웨어를 이용한다. 전자 기기와 부품 개발 시 성능을 계측하는데 필요로 하는 제품인 만큼 산업 트렌드와 경기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이동규 한국NI 지사장은 “수년 전부터 한국 시장에서 성장할 산업이 무엇인지 철저히 사전 분석해 전문 인력을 배치한 전략이 통했다. 그 분야가 바로 반도체와 오토모티브(자동차)”라면서 “단순 반도체 시장이 성장해서 계측 시장이 호황인 게 아니라 NI가 반도체 소자안의 다양한 아날로그 부품을 테스트할 수 있는 차별화한 계측 솔루션을 가진 게 유효했다”고 설명했다.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지능형 자동차 등이 속속 시장에 출현하며 급변하는 자동차 시장에서는 소프트웨어 중심 계측 플랫폼이 매출 견인 일등 공신 역할을 했다. 빠르고 유연하게 기술 변화에 대응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전장 분야는 앞으로도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분야로 계측 수요도 동반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NI의 괄목할만한 성장은 NI 미국 본사에서도 주목했다. 최근 NI 본사에서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해 최고재무책임자(CFO) 등 C레벨 임원진이 한국 지사를 방문했다. 수십여개 글로벌 지사에서 평균 이상으로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인 한국지사 전략을 공유하는 자리를 가졌다.
이 지사장은 “시장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도록 조직개편과 구성원 전문능력 향상에 집중하며 채용도 지속 늘리고 있다”면서 “수년간 제조업 경기가 둔화하는 상황에서 계측 시장도 보통 침체되기 마련이지만 한국 NI는 적극적 시장 대처로 성장 돌파구를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내년에도 반도체와 오토모티브 중심 사업 전략을 유지한다. 새로운 분야로 사업을 무작정 늘리기보단 '선택과 집중' 전략이다. 다만 오랜기간 투자해온 방위산업과 교육산업에 보다 힘을 싣는 방향으로 새해 사업계획을 구상했다.
이 지사장은 “과거에 한국 방위산업은 미국 무기 체계를 단순 수입하다 최근 독자적 무기 체계를 개발하는 방향으로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면서 “한국 방위산업에서도 계측 시장이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함께 아카데믹 시장 영업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