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에 따른 파괴적 변화 적응 요건으로 속도감 있는 규제 개선과 기업의 영역을 허문 비즈니스 모델 유연성이 꼽혔다. 국내외 생산성 전문가들은 4차 산업혁명이 산업은 물론 사회 전반의 변화가 가져올 것이라는 데 공감하며 빠른 대응을 주문했다.
한국생산성본부는 창립 60주년을 맞아 26일 르 메르디앙 서울에서 '4차 산업혁명과 생산성의 미래' 콘퍼런스를 개최했다. 일본·싱가포르·베트남·태국 등 아시아 20개국 차관급 공무원과 생산성 전문가 등 500여명이 참석했다.
콘퍼런스에서는 4차 산업혁명이 우리 중소기업의 저조한 생산성을 제고하고, 한국 경제 체질 개선 기회가 될 수 있도록 글로벌 기업과의 협업 및 신기술 도입 방안을 논의했다.
기조 발표를 맡은 매슈 르 메르 미국 엔젤투자사 피프스 에라 대표는 구글·아마존·애플·페이스북·마이크로소프트(MS) 등 글로벌 기업 사례를 소개했다. 디지털 및 바이오 혁명으로 야기된 오늘날의 혁신 방안을 제시했다. 규제와 관련 미래지향적 제도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모바일 앱 생태계 규제를 줄이고 기술융합 신제품에 대한 중복과세의 가능성을 제거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4차 산업혁명이 가져올 변화의 속도를 따라 잡는 규제 개선이 이뤄져야 투자가 이어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스마니 아쓰시 일본국립정책연구대학원 부총장은 자신이 주창한 '소사이어티 5.0'에 대해 “연령·성별·장소·언어 등의 한계를 넘어 모든 사람이 편안한 생활을 유지하는 사회”라고 소개했다. 일하지 않는 사회, 일자리가 사라지는 사회의 고민도 언급했다.
스나미 부총장은 “규제 샌드박스와 관련 많은 논란이 있고, 우버와 자율주행차 등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면서도 “신산업은 기존산업 대체가 아닌 부족함을 채우는 것으로, 자율주행차도 도시 대중교통 일자리를 없애는 방향이 아닌 도서산간 부족한 대중교통을 대체하는 식으로 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상부 LG유플러스 상무는 “인공지능(AI)·빅데이터·사물인터넷(IoT)이 융합돼 사이버 물리시스템이 완성되면 제조·유통·서비스 등 산업 전반에서 파괴적인 일어날 것이다”고 내다봤다. 기업이 고객의 소비행태와 기호 등 빅데이터를 등한시하면 뒤처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비용구조 역시 변화하기 때문에 기존 비즈니스 모델을 어떻게 바꿔야 할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진 오후 세션에서는 글로벌 기업의 비즈니스 전략이 소개됐다. 챈단 샤마 아마존웹서비스 대표는 아마존 클라우드 서비스(AWS)를 도입한 GE·삼성·LG·노바티스 등 사례를 통해 플랫폼 협업 방안을 공유했다. 킴벌리 리더 MS 이사는 디지털 워크플레이스 혁신 전략, 히로세 가즈토 엔비디아 이사는 그래픽처리장치(GPU) 기반 AI 전략을 각각 소개했다.
손영권 실리콘밸리 삼성전략혁신센터 사장은 실리콘밸리 기업의 신기술을 활용한 비즈니스 혁신전략 사례를 통해 한국 기업의 대응방향과 과제를 제시했다.
홍순직 생산성본부 회장은 “생산성본부는 정부 혁신성장에 발맞춰 IoT·AI 등 신기술을 활용하여 부가가치를 최대화하는 '혁신형 생산성 향상'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홍 회장은 “4차 산업혁명 핵심 기술이 중소기업까지 빠르게 확산되도록 해 국가 경제 전반 생산성 향상을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조정형 산업정책부(세종) 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