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초 추출물로 파킨슨병을 예방하고 치료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렸다.
DGIST(총장 손상혁)는 이윤일 웰에이징연구센터 선임연구원 연구팀이 한약재로 쓰이는 감초의 추출물을 활용해 기존과 다른 도파민 신경세포 사멸 억제의 새로운 메커니즘을 규명하고 파킨슨병을 예방하고 치료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26일 밝혔다.
파킨슨병은 중뇌의 흑질에 분포하는 도파민 분비 신경세포가 사멸하면서 발생하는 대표적 퇴행성 뇌질환이다. 신체 떨림 및 경직, 느린 운동, 자세 불안정 등의 증상을 나타내며 60세 이상 인구에서 발병률이 높은 질환이다.
생체 내 세포 스트레스와 손상은 'PARP-1' 효소를 과활성화시켜 그 생성물인 'PAR'의 과다한 축적을 유도해 세포 사멸을 유발하는 인자인 'AIF'를 활성화하고 DNA를 파괴시킨다.
이와 같은 새로운 세포 사멸(Parthanatos) 메커니즘은 최근 파킨슨병, 뇌졸중을 비롯한 퇴행성 뇌질환과 심장마비, 당뇨병 등의 원인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재 파킨슨병에 대한 증상을 완화하기 위한 약물들이 사용되고 있지만 근본적으로 도파민 신경세포 사멸을 억제할 수 있는 정부 승인 약물은 전무하다.
이윤일 선임연구원 연구팀과 성균관대 이연종, 신주호 교수 연구팀은 한약재인 감초에서 그 가능성을 발견했다. 도파민 신경세포 사멸을 억제하는 파킨 단백질 발현을 유도해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졸이 도파민 신경세포 활성을 촉진하는 메커니즘 규명 등 파킨슨병의 치료 후보 물질 개발 연구를 수행해왔다.
연구팀은 신경세포 사멸의 억제에 관여하는 'RNF146' 단백질의 발현을 유도하는 약물 후보군을 한약진흥재단 천연물 물질은행의 천연물질 라이브러리를 이용해 고속대량 스크리닝 방법으로 발굴했다.
그 결과 감초 추출물인 '리퀴리티게닌'이 'RNF146' 단백질 발현을 유도해 과다 축적된 'PAR' 결합 및 변형 기질 단백질을 '유비퀴틴 프로테아좀 분해 작용(Ubiquitin Proteasome System)'으로 제거해 결과적으로 도파민 신경세포 사멸을 억제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또 '리퀴리티게닌'의 'RNF146' 단백질 발현을 유도하는 메커니즘을 규명하는 연구를 진행하며 에스트로겐 수용체와 결합과 활성을 통해 전사를 조절한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결과적으로 감초 추출물인 리퀴리티게닌이 퇴행성 파킨슨병 치료제로 사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과학적으로 증명했다.
이윤일 선임연구원은 “신경세포 사멸에는 생체 내 다양한 신호전달 체계가 관여하고 있어 이를 통합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새로운 메커니즘을 규명하는 과정이 필수적인데 감초 추출물에서 그 가능성을 추가적으로 발견했다”면서 “앞으로 선행 연구, 통합적 연구, 임상 연구 등을 진행해 파킨슨병과 같은 퇴행성 뇌질환을 치료하는데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종양학 분야 국제학술지 '온코타겟(Oncotarget)'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