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아이폰X(텐)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페이스ID 정밀도를 낮췄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출시 전 계획했던 수요를 맞춰야한다는 압박감으로 인해 '질' 대신 '양'을 택했다는 주장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애플이 부품 업체에 아이폰X 페이스ID 규격 완화를 요구했다”며 “다음 달 3일 출시 예정인 아이폰X 공급량을 맞추기 위한 조치”라고 보도했다.
3차원(3D) 방시글 적용한 페이스ID는 아이폰X 핵심으로 손꼽히는 기술이다. 사람 얼굴 골격을 3만 개 점(dot)으로 파악한 뒤 적외선을 쏘아 전면 스마트뎁스 카메라로 이용자를 식별하는 잠금장치다. 애플은 아이폰X 공개 당시 지문ID 오인식률이 5만분의 1이라면 페이스ID는 100만분의 1이라고 자신했다.
외신 보도대로 애플이 페이스ID 정밀도를 낮춘다면 오인식률은 더 높아질 수 밖에 없다. 제품마다 성능이 다른 '뽑기폰' 논란이 일어날 가능성도 충분하다. 애플이 이 같은 위험을 감수하고 페이스ID 정밀도를 낮춘 건 아이폰X 수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무리수 전략이다는 지적이다.
앞서 애플 전문가로 유명한 밍치궈 KGI증권 연구원은 “아이폰X 출시 시점에는 200만~300만대, 연말이 돼서야 2500만대 정도가 출하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본 니케이 아시안리뷰도 페이스ID 기능을 지원하는 부품에 문제가 발생해 연내 2000만대만 생산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애플이 지난해 4분기 판매한 아이폰 7800만대를 크게 밑돈다.
블룸버그통신은 “페이스ID는 도트 프로젝터, 적외선 카메라, 투광 조명 등 3가지 핵심 부품으로 구성되는데 도트 프로젝터가 수율 문제를 일으킨 주범, 공급업체 생산이 지지부진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애플은 블룸버그통신 보도에 발끈했다.
트루디 뮬러 애플 대변인은 “페이스ID 정확도를 낮췄다는 블룸버그의 보도는 사실과 다르다”며 “페이스ID로 잠금 해제할 수 있는 확률은 여전히 100만분의1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최재필기자 jpcho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