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2년 동안 1500억원을 투입한 창원 연구개발(R&D)센터를 가동한다. LG전자가 핵심 전략으로 삼은 '모듈러' 생산 방식 첫 단계인 기술 개발과 설계를 담당하는 등 가전 혁신 전초기지 역할을 맡는다. 글로벌 생활가전 시장을 선도하기 위한 R&D 토대가 한층 강화됐다.
LG전자는 26일 경남 창원시 창원1사업장에서 '창원R&D센터 준공식'을 개최했다. 총 1500억원을 투입해 2015년 3월 착공 후 2년 반 만에 완공됐다. 연면적 5만1000㎡에 지상 20층, 지하 2층으로 창원국가산업단지 내 연구 시설 가운데 최대 규모다.
창원R&D센터에서는 연구원 1500명이 냉장고, 오븐, 정수기, 식기세척기 등 주방가전을 연구한다. LG전자는 제품별로 흩어져 있던 각 연구 조직의 역량을 창원R&D센터로 결집시켰다. 고객이 제품을 실제 사용하는 '주방 공간' 관점에서 융·복합 기술을 개발하고 신제품을 발굴한다.
센터는 LG전자가 추진하는 모듈러 생산 방식 전초 기지다. 모듈러 생산은 제품에 들어가는 부품이나 솔루션을 묶어 표준화된 모듈로 만드는 방식이다. 레고 블록 조립하듯 원하는 모듈을 연결, 제품 생산을 효율화한다. LG전자가 최근 가전 사업에서 높은 영업이익률을 시현한 데에도 모듈러 생산 방식이 큰 역할을 했다. R&D센터는 더 많은 가전에 모듈러 방식을 적용할 수 있도록 제품 설계 및 디자인을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제품 개발과 생산 간 시너지 극대화 역할도 맡는다.
스마트공장인 LG전자 창원1사업장과의 긴밀한 협업 체계 구축이 시작이다. LG전자는 2022년까지 6000억원을 투자, 창원 1사업장을 친환경 스마트공장으로 전환한다.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 핵심 기술을 적용해 생산 효율성을 괄목할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에너지도 절감한다.
R&D센터도 3D프린터실, 냉장고 규격 테스트실 등 다양한 R&D 설비 확보로 연구원의 업무 효율을 높인다. 센터 내 발광다이오드(LED) 조명, 지열 활용 고효율 공조 설비 설치 등 친환경 건물로 건축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조명·공조 등 에너지 설비를 통합 모니터링 및 조절하는 자동 제어 시스템을 도입, 에너지 사용 효율성을 극대화했다.
센터는 국가·지역별 특성 연구도 수행한다. 지역에 따라 다양한 주방 공간과 가전제품 사용 패턴 등을 연구, 맞춤형 제품을 개발한다. 이곳에서 개발한 프리미엄 주방 가전은 창원을 비롯한 중국·폴란드·베트남·멕시코 등 지역별 거점에서 생산, 세계 고객이 사용한다.
준공식에는 안상수 창원시장, 최충경 창원상공회의소 회장, 조성진 LG전자 부회장, 송대현 홈어플라이언스앤에어솔루션(H&A)사업본부장(사장) 등이 참석했다.
조성진 부회장은 “창원R&D센터는 LG전자가 글로벌 생활가전 시장에서 선도자 지위를 굳건히 다지는 탄탄한 자양분이 될 것”이라면서 “창원사업장을 중심으로 가전 분야 리더십 강화와 체계화된 미래 준비에 더욱 주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조 부회장은 “4차 산업혁명 등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일구기 위해 R&D를 중심으로 차별화한 혁신 고객 가치를 만들어 내는 역량이 중요하다”면서 “LG전자 구성원이 시장 선도자라는 긍지로 R&D에 몰두할 수 있는 환경 조성에 아낌없이 투자하겠다”고 덧붙였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