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올해 영업이익 10조원 클럽에 가입한다. 국내 기업으로는 삼성전자, 한국전력공사에 이어 세 번째다. 연간 매출도 30조원을 처음 돌파한다.
SK하이닉스가 반도체 호황으로 최고 실적을 달성한 것과 함께 현대자동차, LG전자, 네이버 등도 일제히 3분기에 좋은 실적을 올렸다. 한국은행은 주요 기업의 실적 호조에 힘입어 한국 경제가 3분기에 1.4% 깜짝 성장한 것으로 분석했다.
SK하이닉스는 26일 실적 발표에서 3분기 매출 8조1001억원, 영업이익 3조7372억원, 순이익 3조555억원을 각각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같은 기간 대비 매출은 91%, 영업이익은 415%, 순이익은 411% 각각 증가했다. 전 분기와 비교하면 각각 21%, 23%, 24% 확대됐다. 3분기 영업이익률은 46%에 달했다.
3분기까지 누적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1조819억원, 9조2555억원이다. 증권가에선 SK하이닉스가 4분기에도 4조원이 넘는 영억이익을 기록, 실적 신기록을 갈아치울 것으로 전망했다.
SK하이닉스도 밝은 전망을 내놓았다. 4분기에도 D램과 낸드플래시 수요 성장세가 이어지는 반면에 공급 증가량은 많지 않아 가격 상승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은 이날 실적 발표 콘퍼런스 콜에서 “D램은 급격한 웨이퍼 투입량 확대는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낸드플래시 역시 4분기까지도 공급 부족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연간으로 매출 30조원, 영업이익 13조원을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연간 영업이익이 10조원을 넘은 회사는 삼성전자와 한국전력뿐이었다. 13조원은 삼성전자에 이은 두 번째로 높은 영업이익 규모다.
시장의 관심은 이 같은 호황이 언제까지 지속되느냐다. 증권가에선 지금이 고점이라는 의견과 가격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의견이 상존하고 있다.
업계의 중론은 낸드플래시는 가격 안정, D램은 상승세가 지속된다는 것이다. 낸드플래시는 주요 업체가 3D 전환 완료, 공장 증설 등으로 공급량이 수요를 소폭 뛰어넘을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그러나 D램은 기술 장벽으로 선폭을 줄이는 것이 어렵고, 이 때문에 투자비도 기하급수로 늘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이 보완 투자에만 나설 뿐 신규 D램 웨이퍼 투입 투자를 자제하고 있다는 점도 이 같은 전망을 내놓게 되는 주된 이유로 들 수 있다.
메모리 예상 출하 성장률은 올해와 비슷하거나 조금 높은 수준이다. 과거 메모리 업계는 연간 비트 성장률이 50%를 웃돌면 이듬해 대부분 적자를 내곤 했다.
이명영 SK하이닉스 재무기획본부장(전무)은 “내년 D램 비트 성장률은 20% 초반, 낸드플래시는 올해보다 조금 높은 30% 중·후반을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시장이 급격하게 꺾일 것이란 우려는 접어 둬도 된다는 의미다.
현대자동차, LG전자, 네이버 등 주요 기업도 이날 호실적을 발표했다.
현대자동차는 3분기 매출 24조2013억원, 영업이익 12조42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전년 동기보다 각각 9.6%, 12.7% 증가했다. 중국을 제외한 국내외 시장에서 모두 판매 회복세를 보이며 부진 탈출 시동을 걸었다.
LG전자는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15조2241억원, 영업이익 5161억원을 각각 기록하며 실적 상승세를 이어 갔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5.1%, 82.2% 증가했다.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44조4327억원, 2조101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5%, 53.1% 늘었다. LG전자는 올해 사상 처음 연간 매출 60조원 돌파와 영업이익 역대 최고액 달성이 기대된다.
네이버는 3분기 연결 기준 매출 1조2007억원, 영업이익 3121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매출은 라인을 포함한 전 사업 부문의 고른 성장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18.5%, 전 분기 대비 6.3%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0.6%, 전 분기 대비 9.4% 올랐다.
권건호 전자산업 전문기자 wingh1@etnews.com, 오대석기자 ods@etnews.com, 한주엽 반도체 전문기자 powerus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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