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에 돌풍을 일으킨 게임 '배틀그라운드'가 마이크로소프트(MS) 클라우드 서비스 '애저'에서 구동된다. '배틀그라운드'가 아마존웹서비스(AWS)에 이어 MS를 새로운 클라우드 사업자로 선정하면서 AWS 독보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클라우드 최대 고객으로 꼽히는 게임업계가 AWS 외 MS 등 다른 클라우드 서비스를 도입하는 신호탄으로도 풀이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블루홀 자회사 펍지주식회사가 개발한 PC 게임 '배틀그라운드'가 MS 클라우드 시스템 '애저'에서 서비스된다.
'배틀그라운드'는 클라우드 업계가 주목하고 있는 서비스다. 이 게임은 동시접속자(동접) 200만명, 누적 판매 1300만장을 돌파하며 글로벌 흥행에 성공했다. 동접 200만명에게 게임을 안정 제공하기 위해서는 정보기술(IT) 지원이 중요하다. 이용자 수와 관계없이 서비스를 안정 제공하는 것이 클라우드 서비스의 강점이다. '배틀그라운드' 서비스 유치는 클라우드 서비스 운영의 안정성을 보여 주는 주요 사례가 된다.
'배틀그라운드'는 출시 당시 AWS 서비스를 이용했다. 흥행에 성공하면서 클라우드 서비스의 안정성이 중요해졌다. 회사는 다음 달 국내에 정식 서비스 출시 후 급속히 늘어나는 이용자에 대비하기 위해 클라우드 인프라 확보에 나섰다. 내부 의견 조율 끝에 MS 애저를 추가 사업자로 택했다. '배틀그라운드'는 기존 AWS와 신설하는 MS 애저 인프라에서 운영될 예정이다.
업계는 게임업계 최대어 '배틀그라운드'가 AWS 확장 대신 MS 애저 인프라를 추가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게임 업계는 서비스 출시 당시 사용한 클라우드 인프라를 추가·확장하는 방식을 택할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서비스에 새로운 사업자의 클라우드 인프라를 추가하는 방식은 드문 사례다. 이 때문에 '배틀그라운드'의 이번 결정은 AWS 입장에서 타격이 크다. 사실상 MS가 AWS를 밀어낸 윈백(자사 제품으로 교체) 사례에 해당한다.
업계는 '배틀그라운드'가 MS 애저를 추가 도입한 이유로 클라우드 서비스의 확장성을 꼽는다. AWS는 서비스형인프라(IaaS) 부문에서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기업들은 점차 IaaS뿐만 아니라 서비스형플랫폼(PaaS),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 등 다양한 클라우드 서비스를 도입하는 분위기로 흘러가고 있다. MS는 AWS 대비 소프트웨어(SW)와 플랫폼(머신러닝, 개발자 환경 등)에 강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게임업계도 빠른 게임 개발과 출시를 위해 PaaS 도입을 고민하는 분위기다.
그동안 국내 클라우드 업계는 AWS가 독보했다. '배틀그라운드'를 시작으로 다양한 클라우드 서비스를 채택하는 기업 사례가 늘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삼성전자, LG전자 등 AWS 주요 고객사가 MS 등 복수의 클라우드 사업자를 선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몇 년 전만 해도 기업이 클라우드를 도입할 때 AWS만 바라봤다”면서 “최근 다른 클라우드 서비스의 안정성이 AWS만큼 높아졌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점차 기업이 멀티벤더 전략을 택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기계학습, 애자일 개발 등 PaaS와 SaaS 영역이 중요해지면서 이 분야에 기술력이 있는 클라우드 사업자 관심도 크다”면서 “여러 클라우드 서비스에 강점이 있는 기업이 채택되는 비중이 높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자신문 CIOBIZ] 김지선기자 riv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