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산업이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등 4차 산업혁명 기술 대규모 수요처가 되면서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디지털화와 모빌리티는 자동차 산업을 전통 제조업에서 벗어나 IT, 서비스 업으로 확장을 이룰 것으로 전망됐다.
이보성 현대자동차 글로벌경영연구소 이사는 26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열린 '2017 자동차부품연구원 테크 포럼'에서 “자동차는 커넥티드카, 자율주행차 상용화 과정에서 AI, 빅데이터, IoT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이 대규모로 적용된다”며 “스마트카는 스마트폰을 넘어서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이사는 4차 산업혁명 시대 자동차산업 5대 트랜드로 △전동화 △커넥티드카 △자율주행차 △디지털화 △모빌리티 등을 꼽았다. 특히 개인 이동수단(퍼스널 모빌리티), 공유 기반 모빌리티 서비스 사용 방식으로 패러다임이 변화하면서 전동화, 디지털화와 같은 파격적인 혁신이 전개된다고 분석했다.
이 이사는 전기차(BEV)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를 포함한 전동화 차량이 2022년까지 716만대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올해부터 연 평균 22% 가량 성장한다는 분석이다.
이 이사는 “글로벌 환경 규제 강화와 전기차에 대한 인식이 변하면서 완성차 업체들이 공격적으로 전동화를 추진하고 있다”면서 “재규어·랜드로버, 볼보는 전차종 전동화를 목표로 하고, 다른 완성차 업체들도 전동화 비중을 높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이사는 커넥티드카와 자율주행차, 전동화가 확대되면 자동차 생태계 전체에 변화를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자동차 산업은 완성차 업체(OEM) 중심으로 구성된다. 하지만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IT 업체, AI 업체, 반도체 업체 등이 자동차 산업에 뛰어들면서 산업 험위가 확대되고, 경쟁이 치열해진다는 것이다.
이 이사는 ICT융합을 통한 디지털화로 연구개발(R&D), 제조, 판매, AS 등 밸류체인 전반에 걸친 혁신이 전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객이 주문 즉시 차량을 생산하는 시스템으로 디지털화가 발전하면 재고가 없는 '무재고 경영'이 가능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비용절감과 역량 선택과 집중에 용이하다고 설명했다.
이 이사는 모빌리티 서비스가 사회 전반으로 확대돼, 기존 완성차 업체들의 사업 방식에도 큰 변화를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자동차를 생산해서 판매하던 산업에서 서비스까지 제공하는 형태로 변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토요타는 우버와 공유사업을 함께하기로 파트너십을 맺었고, 포드는 자동차 관련 토탈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발표했다.
이 이사는 “모빌리티 서비스 발전은 신차 판매에 저해가 된다는 이유로 그간 '금기어'였지만, 이제는 완성차 업체들도 토탈 서비스에 관심을 두면서 모빌리티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면서 “단순히 차량을 잘 만드는 것뿐만 아니라 어떤 서비스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지가 자동차 업체가 고민해야할 부분”이라고 했다.
류종은 자동차/항공 전문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