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정부가 사우디아라비아에 현지 원전 건설 사업에 참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최근 수출형 원자로 'APR 1400'의 수출 가능 여부를 두고 벌어졌던 논란을 잠재울 것으로 보인다.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26일 서울 잠실 롯데호텔에서 아델 파키흐 사우디 경제기획부 장관을 만나 사우디가 추진 중인 원전 건설 사업 참여의지를 표명했다. 파키흐 장관은 27일까지 열리는 '한-사우디 비전 2030 위원회' '비즈니스 포럼 및 상담회' 참석차 방한했다.
백 장관은 이날 면담에서 우리나라가 40년 이상 원전 건설·운영 경험을 갖췄고 국내외에서 원전시공, 사업관리 역량을 입증했다고 소개했다. 예산과 공기를 준수하면서 중동 지역에 원전건설 경험을 갖고 있는 유일한 국가라는 점을 강조했다.
산업부는 사우디에 원전건설 경험과 기술을 토대로 전문인력 양성·규제체계 등 원전 건설 인프라 구축 협력방안을 제시했다. 사우디는 우리 측에 원전 산업현황, 규제체계 구축 일정 등 관련 정보를 제공을 요구했다. 두 나라는 신규 원전 시장 참여를 위한 추진 일정, 사업방식, 규제사항 등을 관련 정보도 공유한다.
사우디는 국가 원자력에너지 프로젝트에 따라 2030년까지 상용원전 2기(2.8GW) 도입을 확정하고 관련 절차를 준비 중이다. 원자력계에 따르면 연내 사업 발주가 예상된다. 백 장관의 이번 제안은 사우디 원전 건설 국제 입찰을 앞두고 보낸 '러브콜'인 셈이다.
백 장관의 사업 참여 의사 표명은 최근 국내에서 수출형 원전 APR 1400의 수출가능 여부가 논란이 된 상황에서 이뤄져 의미가 있다. 그동안 반핵 단체는 APR 1400의 원천기술이 미국에 있고, 사우디는 원자렵법과 연방규정상 일반허가국가가 아니어서 수출이 힘들다고 주장했다.
이날 주무부처 장관이 직접 사우디에 원전 수출 의사를 밝혀 관련 논란은 수그러들 전망이다.
이제 변수는 한국 정부가 추진 중인 탈원전 정책이다. 원전 산업계는 국내에서 탈원전 기조를 고수하면 해외 수출 동력도 약해진다고 우려했다. 국내에서 신규 원전을 짓지 않으면서 해외를 상대로 원전 수출 사업을 펼치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조정형 산업정책부(세종) 기자 jeni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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