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현규 케이그룹 대표이사
중국 진출에 성공했던 한국 기업들이 사드(THAD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이후로 올해 말까지 예상되는 피해규모는 8조 5000억에 달한다고 합니다.
그렇다고 계속 물러날 수 없습니다! 이번 칼럼에서는 중국 진출에 대한 새로운 진출 방안을 제안해보고자 합니다.
◇중국의 유통 전략 "일대일로"
혹시 '일대일로'라는 중국의 유통 전략을 알고 계시나요? 일대일로는 중국의 '21세기 실크로드'로 2013년 9월 시진핑 주석이 제시했습니다. 일대일로의 일대(One Belt)는 중국에서부터 중앙아시아를 거쳐 유럽으로 뻗는 육상실크로드 경제벨트이고, 일로(One Road)는 동남아를 경유해 아프리카와 유럽으로 이어지는 21세기 해양 실크로드를 말합니다. 시진핑 주석의 일대일로 빅픽처는 2049년까지 '육상 실크로드 경제벨트'와 '21세기 해상 실크로드'를 완공하는 것이죠. 일대일로 정책으로 인해 일대일로 선상 국가와의 무역·투자 확대를 추진하고 있고 앞으로도 더 활발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제가 운영하고 있는 케이그룹은 2016년 중국 대련과 대상그룹과의 일대일로 전략으로 MOU를 체결하고 양국의 수입과 수출을 진행할 수 있는 연결 역할을 하게 되었습니다.
과거 중국은 제조 국가로 중국 브랜드의 상품을 수출할 수 있을것이라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중국의 뛰어난 기술력으로 IT산업에도 많은 발전이 있었지만, FTA 체결이 된 국가가 다섯 손가락에 꼽힐 정도여서 수출을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실정이였죠. 그런 반면 한국의 경우 대부분의 국가들과 FTA 협정이 되어 있어 중국은 한국을 통해 많은 나라에 수출을 할 수 있는 방안을 선택했던 것입니다. 그러나 사드 배치 이후 중국과 한국 간의 무역/유통 시장은 꽁꽁 얼어붙고 말았죠.
◇중국 진출의 걸림돌은 무엇일까?
중국의 진출의 걸림돌이 꼭 사드 배치 때문만은 아니었습니다. 사드 사태 이전에도 위생 허가나 통관 등의 문제로 인해 많은 시간을 소비해야만 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위생 허가 및 통관, 사드 문제
중국 진출을 위한 식품, 뷰티 기업은 중국 당국의 위생허가와 통관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중국의 비관세 정책으로는 식품이나 화장품 등의 상품을 중국에 수출하기 위해서는 국가식품의약품감독관리총국 (China Food and Drug Administration) 에서 감독, 관리하에 위생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 위생허가 제도는 유럽보다 유난히 까다롭고 복잡한 절차과정으로 같은 품목이더라도 개개별의 허가 번호를 받아야 하는 시간만큼 통관시 최소 6개월이라는 시간이 소요되며 2년이 넘는 경우도 있습니다. 사드 사태 이전에는 이 위생허가나 통관의 어려움으로 인해 중국 진출이 원활히 진행되지 않은 경우도 많았습니다. 지금은 사드 배치 문제로 더더욱 진출의 문이 닫혔다고 볼 수 있습니다.
*계약 불이행, 결제 대금 회수 어려워
중국의 경우 물건을 수출하고 결제를 받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느끼는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계약까지 체결을 했지만 무산되는 경우도 많으며, 많은 수출기업들이 지식 재산권이나 클레임 등 문제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특히 중국에 수출한 상품에 대금을 회수하지 못한 사례들이 많습니다.
중국의 거래처로부터 대금을 결제 받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평균 80일 정도 소요되고 있습니다. 대금 지급이 길어질수록 기업의 현금 흐름에 악순환이 발생하기 쉬어지기 때문입니다. 중국 기업과 금전 거래시에는 선금이나 신용장 거래를 추천합니다. 미수금이 발생될 경우에는 중국 법률에 따라 '미수금 질권 등록 기구'를 통해서 기업과 개인의 신용 데이터 시스템을 관리하는 것도 추천하며, 최근에는 이런 문제로 인해 중국 미수채권 전문 업체도 많아졌으니 미수금이 발생될 경우 이런 업체를 활용하는 것도 좋습니다.이러한 국제 거래에 있어 결제에 대한 문제들은 서면 기준의 정보를 중요시하는 중국의 특성상 증빙과 서류에 대한 만반의 준비를 해야함은 물론 불상사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수출계약서상 대금 지급에 책임자 및 가격조건, 결제조건에 대해서 명확히 기재해야 합니다.
*인맥으로 똘똘 뭉친 중국인들의 유통문화 "꽌시"
넓은 지역, 많은 인구로 인해서 중국인들은 새로운 상대방에게는 의심이 많은 편입니다. 따라서 지역, 학연 등의 이해관계인 '꽌시'는 중국 비지니스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꽌시는 작은 의미로 인맥일 수 있지만 중국인들은 꽌시를 단순히 개인과 개인의 관계로 여기지 않습니다. '꽌시'는 중국의 국가 경영이나 경제 시스템의 기저를 이루는 동력 시스템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중국과 무역을 하거나 사업을 할 때에 중국인과의 꽌시를 잘 활용한다면 기대 이상의 성과를 이룰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의심이 많은 중국인 특성상 '꽌시'로 이해관계를 맺기가 쉽진 않습니다.
◇새로운 중국 마케팅의 필수 '왕홍'을 활용하라
왕홍은 중국에서 인터넷 스타를 일컫는 뜻으로 한국의 파워 블로거와 비슷합니다. 중국 SNS 에서 최소한 50만명의 팔로워를 유지하고 있으며 쇼핑, 게임, 여행, 요리 등 다양한 컨텐츠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중국 최대 포털 사이트 '바이두'에 따르면 중국인 60% 이상이 기존 광고보다 왕홍의 말을 신뢰할 정도로 중국의 새로운 소비 트렌드라고 보시면 됩니다. 왕홍의 유형은 크게 세가지로 나뉘며, 생방송/이커머스/콘텐츠 형으로 나뉩니다.
생방송의 경우 국내 아프리카 BJ처럼 일상속의 시청자와 함께 대화를 하는 것으로 운영자의 외모가 화려한 편입니다. 대부분 마케팅으로 가장 많이 활용되는 왕홍의 유형입니다.
이커머스는 대부분 매장을 소유하고 있으며, 자신의 상품을 온/오프라인을통해 상품 기획 및 판매를 통해 수익을 얻습니다. 콘텐츠 형은 패션, 육아를 뛰어넘어 전문적인 콘텐츠를 제공하는 형태로 IT, 경제, 역사 등 수준이 높은 왕홍의 유형입니다.
덕분에 국내에서는 면세점, 백화점으로 왕홍을 초청해 마케팅을 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으며, 최근에는 왕홍이 홍보하는 상품 중 가장 핫한 상품들은 애견 상품들이 다양하게 소개되고 있습니다.
왕홍과 함께 마케팅을 하기 이전에 그 들의 콘텐츠를 파악해야 함은 물론 에이전시에 소속된 왕홍은 선정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에이전시를 통하면 상품의 이미지 관리 등 좀 더 안전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일부 왕홍의 경우 팔로워 수치를 조작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팔로워 수치에 관심을 두는 것보다 시청자와 소통을 잘하는지 등 사소한 부분까지 사전 점검을 해봐야 합니다.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건너라는 말처럼 리스크를 최소화 하기 위해서는 꼼꼼한 사전 조사가 필요합니다.
◇고현규 트렌드코리아 대표이사가 제안하는 또 다른 수출 전략
사드와 수출시에 각종 어려움으로 인해 새로운 유통방법이 필요합니다. 사드 문제가 있지만 중국인들에게 한국 상품에 대한 신뢰도는 여전히 뜨겁고 계속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 이를 해결 할 수 있는 방법은 분명 있습니다.
전한 중국한인학자 연합회, 혹시 들어보신 적 있으신가요? 이 곳은 1993년 설립되었으며, 유학생과 교수, 원어민 교사 등 한국에서 학문 관련 분야에 속해 있는 모든 중국인을 회원으로 두고 있는 단체입니다. 연합회 소속 총 회원은 약 7만명이며, 학생이 약 6만명이며 이 중 20~ 30%의 학생들이 SNS를 통해 현지에 상품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이들을 활용한 합법적인 구매와 판매 전략이 있습니다. 대부분 유학생들은 국내 카카오스토리 와 같은 SNS채널인 위챗 혹은 블로그를 통해 물건을 팔고 있습니다. 중국에서 유학생들이 판매하는 한국 상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는데, 그 이유는 진품에 대한 신뢰도와 브랜드의 상품을 중국보다 저렴하게 구매를 할 수 있다는 점 때문입니다.
중국 유학생에게 상품을 판매할 경우 이들이 판매하는 상품은 단 한번의 국제 배송으로 복잡하고 까다로운 위생 허가 및 통관 과정의 절차가 없다는 것이 큰 메리트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또한 친분 관계가 있는 유학생들의 SNS 채널로 판매가 된다면 상품에 대한 신빙성이 보장되며, 홍보 및 판매량 증대 효과를 창출할 수 있는 기회이며, 유학생의 경우 합법적 판매를 통해 개인 또한 매출 이익에 대한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됩니다.
다만 좀 더 구체적으로 유학생을 활용한 수출 판매가 진행된다면 합법적인 판매를 위한 SNS 결제 시스템과 수수료 시스템이 두루 갖춰져야 할 것 입니다. 상호 이익적 관계로 인해 유학생들에게는 한국 내에서 다양한 사업의 연계를 할 수 있도록 기회를 마련해 줄 수 있습니다.
중국! 아직 문은 열려있습니다. 다만 다양한 시선에서 유통 구조를 바라본다면 아직 기회는 충분합니다.
필자소개/고현규
현재 트랜드코리아(Trend Korea)사이트를 운영중인 이베이 소싱 에이전시 케이그룹 대표이사다. 연세대 경영학 석사 졸업, 연세대 유통전문가 과정수료, 이마트 상품 소싱바이어, LG패션 신규사업팀, 이베이 코리아 전략사업팀 등에서 근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