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기업이 3분기에 좋은 실적을 수확했다. SK하이닉스가 반도체 호황 등에 힘입어 사상 최고 실적을 올렸다. LG전자, 현대차, 네이버 등도 선전했다. 이 같은 주요 기업들의 실적 호조에 힘입어 한국 경제가 3분기에 1.4% 깜짝 성장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SK하이닉스는 영업이익 10조원 클럽 가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연간 매출도 처음으로 30조원 돌파가 확실시된다. 현대자동차도 중국을 제외한 국내외 시장에서 모두 판매 회복세를 보였다. LG전자도 올해 사상 처음 연간 매출 6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주요 기업의 실적은 당분간 호조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낙관하는 의견이 많다. 국내 증시도 '코스피 2500·코스닥 700 시대'가 가시권에 들어왔다. 올해 1월 2일 종가 2026.16로 시작한 코스피는 10개월 만에 무려 500포인트(P) 가까이 올랐다.
이번에도 역시 한국 경제에 숨통을 틔워 준 것은 첨단 산업, 전자, 인터넷, 정보통신기술(ICT) 업계다. 그러나 이들 업계는 지금 불안감을 숨기지 않는다. 미래에 대한 불안, 정책 불확실성과 함께 급격한 국내외 환경 변화에 대한 두려움이 배경이다.
첨단 산업의 성장세는 국가 경제 미래에 청신호다. 기존 산업이 버텨 주고, 새로운 산업이 커 가는 구조가 가장 이상형이다. 실적이 좋을 때 미래에 대비한 투자와 첨단 기술 기업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또 한 번의 점프를 준비해야 한다. 그러나 정책 불확실성은 그들의 '혁신 성장'의 의지를 붙잡는다.
4차 산업혁명을 비롯한 새로운 첨단 먹거리 산업은 투자 효과가 단기간에 나타나지 않는다. 시간이 필요하다. 특히 첨단 산업에서는 항상 캐즘(새로운 기술이 대중화되기 전까지 수요가 정체되는 현상)이 발생한다. 기업은 확신이 없으면 시장(수요) 침체기를 버텨 내지 못한다. 시장 안정기에 도달하지 못한 채 도태될 수도 있다. 도전하는 기업에 미래에 대한 확신을 심어 주는 정책이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