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러시아·인도 신흥 車 시장서 '고속 질주'

중국과 미국 빅2 시장에서 고전 중인 현대·기아차가 신흥 자동차 대국으로 떠오르는 러시아와 인도 시장에서 판매 호조를 이어가며 질주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현지 판매 제품군을 다변화하고, 생산·판매망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러시아 시장에 판매 중인 현대차 소형 세단 쏠라리스.
러시아 시장에 판매 중인 현대차 소형 세단 쏠라리스.

2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차는 9월 러시아 자동차 시장에서 각각 내수 판매 2위와 3위를 차지했다. 현대차는 전년 동기 대비 12% 증가한 1만5899대를 판매했으며, 기아차는 40% 늘어난 1만8797대를 기록했다. 현대기아차 판매량을 합치면 러시아 내수 판매 1위인 현지 업체 라다(LADA)의 2만8263대를 훌쩍 뛰어넘는다.

러시아 시장 판매 호조는 소형 세단인 기아차 리오(국내명 프라이드), 현대차 쏠라리스(국내명 엑센트),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현대차 크레타가 주도했다. 지난달 리오와 쏠라리스는 각각 1만446대와 6581대, 크레타는 5843대가 팔렸다.

현대차는 러시아 승용차 시장에 이어 상용차 시장 공략을 본격화한다. 현대차는 이달부터 러시아 아브토토르 상용차 공장에서 미니버스 H350(국내명 쏠라티)을 조립 생산에 돌입했다. 그동안 현대차는 터키에서 H350을 반조립(CKD) 방식으로 생산해 러시아에 수출해 왔다.

현대차는 현재 러시아 상용차 공장에서 중형트럭과 미니버스 등을 생산하고 있으며, 앞으로 미니밴 스타렉스와 중형버스 카운티, 대형트럭 엑시언트 등 현지 상용차 생산 차종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현대차가 인도 시장에 선보인 소형 세단 '신형 베르나'.
현대차가 인도 시장에 선보인 소형 세단 '신형 베르나'.

현대차는 인도에서도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 현대차는 9월 인도 시장에서 전년 동기 대비 17.4% 증가한 5만28대를 판매했다. 1996년 인도 진출 이후 월간 최대 실적이다. 앞서 현대차는 지난해 10월 5만16대를 판매해 사상 처음으로 5만대 고지를 넘어섰다.

인도 시장 인기 차종 역시 소형 세단이다. 올해 8월 말 인도에 출시된 신형 베르나(국내명 엑센트)는 지난달까지 누적 판매 6000대를 돌파했다. 기존 베르나보다 월평균 판매량인 1000대보다 6배가량 늘어난 수치다. 현대차는 인도 첸나이 공장에서 베르나를 생산해 연간 5만대를 내수 시장에 판매할 계획이다.

기아차도 2019년 인도 진출을 목표로 현지 생산·판매망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기아차는 11억달러(약 1조2400억원)를 투자해 인도 안드라프라데시주 아난타푸르 지역에 공장을 짓고 있다. 216만㎡(약 65만5000평) 부지에 들어설 신공장은 2019년부터 연간 30만대 규모 전략형 신차를 생산할 계획이다.

앞서 기아차는 지난 8월부터 브랜드 홍보와 판매망 구축을 위한 현지 마케팅 활동에 돌입했다. 인도 공식 홈페이지를 개설하고, 인도 주요 도시를 순회하는 딜러 로드쇼도 진행하고 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러시아와 인도 등 신흥 자동차 시장의 성장세에 주목, 현재 승용차 시장 중심의 판매 차종을 고급차와 상용차 등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치연 자동차 전문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