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익수 서울산업진흥원 일자리본부장
작년 여름휴가 때의 일입니다. 강원도 소재 휴가 콘도에서 저녁을 먹은 후 본 TV 프로그램은 저를 아주 흥분시키는 주제였습니다. 우리나라 전교일등 하는 수재들의 공통점 !
그것은 바로 주변의 친구 학생들에게 배운 것을 꾸준히, 그리고 친절하게 가르쳐 주는 행동습관이라는 것입니다.
출연자는 그들의 이러한 행동이 친절을 베푸는 목적도 있겠지만 사실은 무의식중에 자신의 ‘메타인지’를 강화하는 노력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메타인지’의 사전적 정의는 ‘자신이 이미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정말 아는 것인지 확인하고 인지하는 능력’이라고 합니다.
공감하시겠지만 우리는 평소 이미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을 다른 사람에게 막상 설명하고 가르쳐 볼 때,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 느낀 경험들이 있을 것입니다. 이 프로그램은 우등생 수재들의 공부 잘하는 비결이 바로 자신의 학습내용을 확인과 점검하는 반복적 과정을 통해서 이루어진다라는 것입니다.
같은 논리로 학생, 직장인, 주부 등 그 누구도 매일 각자의 위치에서 하는 일을 세부적으로 남에게 반복 설명하다 보면 역시 일에 대한 전문성을 많이 키울 수가 있습니다. 학생은 배운 것을, 직장인은 일하는 것을, 주부는 가사의 비법을. 그런데 남에게 잘 설명할 수 있는 최적의 방법이 바로 ‘글쓰기’입니다. 글을 써보는 것은 객관적으로 남에게 말로 설명하는 것보다 더 정교한 작업입니다.
저는 빠르게 변하는 미래에 불안해하는 청년들에게 다음과 같은 일상적 습관을 만들고 실행하는데 동참을 권해 드리고 싶습니다.
먼저 매일 사소한 내용이라도 생각일기를 씁니다. 형식은 자유. 편하게 쓰는 것이 중요합니다. 가십도 넣고 가급적 빠트리는 것 없이 본인이 제일 고민하는 것 위주로 쓰면 금상첨화. 그러면 그 과정에서 스트레스도 일부 해소 될 것입니다. 매일매일 이렇게 별 내용 없을 듯 한 내용을 가능한 빠짐없이 기록해 나갑니다.
그런 다음 편안한 날, 시간을 잡아 본인의 문제의식, 깨달음이나 생각을 정리하고픈 내용을 제목정해 에세이 형식으로 다시 써봅니다. 처음에는 당연히 서투르고 마음에 안 드는 부분이 많이 나올 것입니다.
그러나 여러 번 처음과 끝을 오가며 들여다보고 다른 서적이나 인터넷 검색정보 등 다양한 소스를 활용하여 수정과 첨삭을 거쳐 보세요. 가능하다면 자신의 생각을 다른 사람들과 많이 그리고 거침없이 토론해 보세요. 그러면 차츰 본인의 생각과 깨달음이 모양을 갖춰가면서 완성될 작품에 대한 작은 기대감도 느끼게 될 것입니다.
정 힘들면 언제든 중단해도 됩니다. 하지만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 자기가 쓴 미완성 글을 다시 대하면 또 다른 느낌과 신선함이 다가오고 결국 글은 완성 될 것입니다. 이 모든 과정이 중요한 학습과 자기계발 과정일 것입니다.
이렇게 정리된 에세이들을 모아 놓으면 자신만의 생각이 담긴 ‘포트폴리오’이 될 것입니다. 사람들은 각자 다른 삶을 살기 때문에 완벽한 중복이 있을 수가 없습니다. 이 과정을 반복하며 결과물이 오랜기간 누적되면 여러분은 생각을 더 많이 하게 되고, 문제를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해결하는 과정에 익숙하게 됩니다.
오래전 그리스 철학자들부터 중국의 현자들까지 큰일을 이룬 사람들의 핵심명제는 ‘숙고하는 삶’이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창의적이라고 알려져 있으며 노벨상을 많이 타는 민족, 유대인은 수 천년 핍박의 역사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이와 같은 방식으로 먹거리와 일거리를 만들어 왔습니다.
숙고하는 삶을 사는 한 여러분은 자기 분야에서 ‘큰바위얼굴’이 될 것이고 세상이 어떻게 어떤 속도로 변하더라도 적응하고 극복해 나가며 그 과정에서 당연히 평생 일자리는 따라올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