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위협이 고조되면서 국방, 기간통신망, 발전 등 안보 시설 운영 공기관 중심으로 전자기펄스(EMP) 방호 설비 시장이 열리고 있다.
정부와 EMP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가정보자원관리원이 공주 백업센터와 대구센터에 고출력 전자기펄스(HEMP) 방호 시설을 구축하기로 했다. 한국전력공사와 한국수력원자력도 HEMP 방호 설비 구축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HEMP 방호 설비는 그동안 국방부를 비롯한 군 지휘부 건물이나 정보 부서 건물 등 군 시설에 주로 구축됐다. 그러나 내년부터는 민간 시설로 확대 적용된다.
내년에 착공하는 공주 백업센터와 대구센터는 100데시벨(dB)급 HEMP 방호 시설을 구축한다. 한전과 수력원자력도 원전과 변전소 등 주요 시설물 보호를 위한 HEMP 방호 시스템 구축을 추진한다.
EMP 관련 업계에서는 북한의 6차 핵실험 이후 민간 기업의 도입 문의도 두 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에 따라 EMP 전문 업체들은 EMP 방호 시설 및 제품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기대, 신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들 업체 가운데는 전자파 관련 토털 솔루션 전문 업체 아이스펙(대표 한순갑)과 EMP 방호 랙 전문 업체 담스테크(대표 송영배)가 가장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아이스펙은 최근 1250A급 대용량의 'HEMP 차단 필터'를 국산화했다.
저용량 HEMP 필터는 대부분 국산화됐지만 대용량 HEMP 필터는 전량 유럽과 미국에서 수입, 사용하고 있다. 뒤집어 보면 국가 기간 시설 정보가 수입 업체에 고스란히 노출되고 있는 셈이다.
아이스펙이 개발한 HEMP 차단 필터는 외부 HEMP 공격은 물론 자연 낙뢰를 차단, 시설과 장비를 보호한다. 미군 EMP 방호 시설 시험 규격인 'MIL-STD-188-125-1'의 펄스 전류 주입(PCI) 성능 인증 획득은 물론 삽입 손실, 누설 전류 특성도 우수하다는 확인을 받았다.
원전, 통신, 국방 등 EMP 방어가 필수인 기관 및 기업에 우선 공급한다. 내년에는 수출도 추진한다. HEMP 필터에 이어 초고출력 전자기펄스(SHEMP) 필터도 국산화할 계획이다.
담스테크는 EMP 방호 전용 랙(RACK)을 개발했다.
이 회사가 개발한 EMP 방호 전용 랙은 EMP 공격이나 자연 낙뢰로부터 서버, 스토리지, 스위치 등 통신 장비를 집중 보호한다. 국제표준(IEC)과 'MIL-STD-188-125-1'의 EMP 방호 요구 규격을 충족시키고, EMP 차폐 도어 방식을 채택해 내부에 보호 장비 적재와 유지보수도 용이하다. 또 방진, 소화, 항온, 항습 기능을 갖췄다. 이상 발생 시 관리자 휴대폰, PC 등으로 알림 기능도 제공한다.
담스테크는 고정·이동형 랙을 기본으로 향후 선박탑재용, 자동제어용, 통신 및 위성 안테나용, 중요 장비 및 물품보관용 등 방호 목적과 용도를 세분화한 다양한 랙을 개발해 선보일 계획이다.
부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