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파 차단 효과가 없는 '전자파 차단 제품'이 버젓이 온라인 쇼핑몰 등을 통해 시중에 유통됐다. 정부는 검증시험을 통해 효과없음을 확인하고도 유통을 차단하지 않았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최명길 국민의당 의원이 30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소비자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정부가 실시한 '전자파 차단효과 검증시험'에서 전자파 차단 효과가 없는 것으로 판명된 '전자파 차단제품'들이 여전히 판매되고 있다.
당시 정부가 전자파 차단효과를 검증한 제품은 총 19종이었다. 검증결과 '휴대폰 관련 전자파 차단제품' 11종은 전자파 차단효과가 거의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생활환경 관련 전자파 차단제품' 8종도 전기장과 자기장을 동시에 감소시키는 제품은 한 종도 없었다.
'전자파'는 '전기장'과 '자기장'을 아울러서 일컫는 말이다. '전자파를 차단한다'는 의미는 전기장과 자기장을 모두 차단한다는 의미라고 최 의원은 설명했다.
하지만 19종 중 17종은 여전히 동일한 광고 내용으로 온라인 쇼핑몰에서 판매 중이다. 최 의원은 “당시 검증시험을 공동으로 실시했던 과기부와 소비자원이 보도자료만 배포하고 후속조치는 하지 않은 결과”라고 꼬집었다.
최 의원은 “국민들이 전자파 차단 제품의 실효성에 의문을 갖자 시작한 정부 차원의 검증이 무용지물됐다”면서 “시장에서 무작위로 선택한 19종 제품 전체가 전자파 차단 효과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면 나머지 제품들의 효능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안영국 정치 기자 ang@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