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솔화학, PET 없는 고경도 캐스팅 필름 개발

국내 중소기업이 경도가 강하면서도 유연한 캐스팅 필름을 개발, 양산에 나선다. 캐스팅 필름은 PET 양면에 하드 코팅하는 기존의 고경도 필름과 달리 PET를 사용하지 않고 하드 코팅으로만 만드는 필름이다.

플렉시블 고경도 필름 전문 업체인 이솔화학(대표 이종철)은 9H 경도에 1~1.5R의 폴딩성(구부림 정도)을 띤 캐스팅 필름 'ES글라스'를 개발, 기존의 'E글라스' 생산 라인을 활용해 양산할 계획이라고 1일 밝혔다.

ES글라스는 유기물로만 구성된 기존의 코팅액에 경도를 강화할 수 있는 여러 종류의 무기물을 첨가해 만든 하이브리드 코팅액을 사용한다. 무기물을 첨가해 베이스 물질인 PET가 없어서 약화될 수 있는 경도를 보강했다.

이렇게 만든 ES글라스는 두께가 80마이크로미터(㎛)로 기존 E글라스에 비해 20㎛가 얇으면서도 경도가 동일하다. 유리처럼 투명하면서도 구부렸다 폈다를 반복하면 뿌옇게 변하는 백화 현상이 발생하지 않는 것도 장점이다. PET를 사용하는 기존 고경도 필름은 백화 현상이 문제였다.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윈도 커버용으로 거론되는 투명폴리이미드와 비교하면 경도는 두 배 이상 강하면서도 폴딩성은 1R 정도 낮다. 그만큼 강하면서도 더 잘 구부러진다.

투명도 측면에서도 투명폴리이미드를 앞선다. 투명폴리이미드는 황색도가 2.5에 이르지만 캐스팅 필름은 0.8에 불과하다. 가격 경쟁력도 월등하다. 투명폴리이미드의 30% 수준으로 대량 생산을 할 수 있다.

이솔화학이 세계 최초로 캐스팅 공법으로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윈도우 커버용 필름인 CPI를 대체할 수 있는 고경도 필름을 개발했다. 연구원들이 필름을 들어보이고 있다.
이솔화학이 세계 최초로 캐스팅 공법으로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윈도우 커버용 필름인 CPI를 대체할 수 있는 고경도 필름을 개발했다. 연구원들이 필름을 들어보이고 있다.

기존의 E글라스 생산 라인을 활용하면 별도의 추가 설비 투자 없이 곧바로 양산에 나설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E글라스는 PET 필름이나 PI 필름 등에 일본에서 들여온 특수 UV 도료를 코팅, 생산한다.

김천공장 생산 라인에서는 연간 1400만㎡ 규모로 생산할 수 있다. '아이폰8' 또는 '갤럭시노트8'을 기준으로 환산하면 월 1000만장을 생산할 수 있다.

이솔화학이 개발한 캐스팅 필름(가운데)과 타사가 개발해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윈도우 커버용으로 검토되고 있는 CPI의 물성 비교표.
이솔화학이 개발한 캐스팅 필름(가운데)과 타사가 개발해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윈도우 커버용으로 검토되고 있는 CPI의 물성 비교표.

이종철 이솔화학 대표는 “투명폴리이미드는 필름 원단에 하드 코팅하는 제품으로, 가격도 비싸지만 캐스팅 필름은 코팅층 자체가 필름이기 때문에 물성이 우수하면서도 가격 경쟁력이 뛰어나다”면서 “국내외 시장에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윈도 커버용 필름으로 공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