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아날로그 감성을 담은 제품들이 사랑을 받고 있다. 디지털 생활양식에서 벗어나 아날로그 감성을 즐기려는 이들이 늘면서 필름카메라, 레코드판, 카세트테이프 등이 재등장했다.
“한 글자마다 정성을 다해 손편지를 쓰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만년필 수요가 늘었습니다.”
고급필기구 전문 쇼핑몰 '펜카페' 박근일 대표는 중장년층에게는 추억과 향수를, 젊은 세대에게는 신선한 문화를 전하는 '레트로(복고)' 문화가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대학시절 백화점 만년필 매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 부모님 도움을 받지 않기 위해 시작한 일은 그의 마음에 필기구에 관심을 심었고, 이는 창업으로 이어졌다. 박 대표는 아르바이트를 시작한지 5년여 만에 고급필기구를 취급하는 오프라인 매장을 인수했다. 고객을 직접 만나 판매하고 매장을 관리한 경험을 기반으로 사업 기반을 견고하게 다졌다.
박 대표는 매장 방문이 어려운 지역 고객들에게 한층 쉽게 제품을 소개하면서 더 많은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온라인 쇼핑몰 구축을 결심했다. 하지만 당시 전자상거래 시장은 오프라인에 비해 훨씬 규모가 작았다. 주변 지인들은 모두 쇼핑몰 창업을 만류했다. 박 대표는 향후 10년 국내외에서 전자상거래 시장이 활성화될 것이라는 확신을 가졌다. 오프라인에서 축적한 판매 노하우를 온라인에 적절히 접목하면 새로운 유통 채널에서 비용을 절감하면서 안정적 매출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는 지인 도움으로 쇼핑몰 홈페이지를 개설했다. 매장을 방문한 고객을 중심으로 입 소문이 나면서 많은 이들이 방문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급격한 수요증가 탓에 박 대표는 몇 달 동안 식사와 잠을 건너뛰기 일쑤였다. 오프라인 매장을 함께 관리해야 하기 때문에 힘은 배로 들었다.
만년필은 제품 특성 상 비슷한 상품이 많다. 고객이 제품을 잘못 신청하는 사례도 있지만 판매처의 오배송도 적지 않다. 박 대표는 전자상거래 통합 솔루션 '메이크샵'과 상품군을 관리하며 고객 불편을 개선하는데 힘을 쏟고 있다.
현재 펜카페는 30여개 이상 국내외 유명 브랜드 제품을 취급한다. 초보자도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쇼핑몰 카테고리를 세분화해 만년필 정보와 제품을 소개한다. 오프라인 매장 소식은 물론 신규브랜드 입점, 관련 행사 내용을 알리면서 모객 효과를 높였다. 서울 소공동에는 오프라인 매장에 카페를 접목한 '펜카페라운지'도 선보였다.
박 대표는 “고객들이 원하는 더 많은 브랜드를 입점시키고 오프라인 매장을 추가 운영하는 것이 목표”라면서 “국내 최대 필기구 전문숍으로 자리 잡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희석 유통 전문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