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폰 도매대가협상이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수익배분율과 기본료 등 이해당사자 간 입장차가 첨예하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달 협상을 마무리 짓기 위해 절충점을 찾는다는 계획이다.
알뜰폰과 SK텔레콤은 △롱텀에벌루션(LTE) 수익배분율 △LTE 기본료 △2G·3G 기본료 등 3가지 쟁점에 대해 다른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알뜰폰은 SK텔레콤 LTE 수익배분율을 저·중·고가(3만원 미만, 4만원대, 5만원 이상) 요금제별로 10%포인트 낮출 것을 요구했다. 60 대 40, 55 대 45, 50 대 50인 알뜰폰과 SK텔레콤 수익배분율을 70대 30, 65 대 35, 60대 40으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다.
알뜰폰은 6월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발표한 'LTE 정액제'뿐만 아니라 '밴드 데이터(데이터 중심) 요금제'의 SK텔레콤 수익배분율도 10%포인트 인하를 요구했다. 밴드 데이터는 음성과 문자가 무제한인 요금제로, 알뜰폰에서도 가입자가 지속 증가하고 있다.
밴드 데이터 요금제의 회선당 기본료도 조정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저·중·고가 요금제별로 3000·4000·5000원인 회선당 기본료를 전체 인하 또는 가입자가 많은 저·중가 요금제 위주로 인하하길 희망했다.
알뜰폰 가입자 70% 이상이 사용하는 2G·3G 가입자 회선당 기본료 2000원 폐지도 요구했다. 통신사 전기통신설비가 내용연수를 넘겼고 월 2000원 미만 가입자도 많은 만큼 기본료는 폐지가 마땅하다는 설명이다.
SK텔레콤은 수입배분율 조정보다 기본료 조정에 무게를 두고 있다. 기본료 중 2G·3G가 아닌 밴드 데이터 요금제의 기본료를 일부 조정하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LTE 요금제 수익배분율을 낮추는 것보다 기본료를 소폭 인하하는 게 부담이 덜하다는 판단이다.
SK텔레콤은 정부 통신비 인하 정책에 따른 수익 감소를 호소했다. 선택약정할인율 25% 상향, 취약계층 요금 추가 감면, 보편 요금제 도입 등으로 알뜰폰 도매대가를 인하할 여력이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알뜰폰은 다른 통신비 인하 정책은 모두 추진하는 만큼 알뜰폰 지원 대책도 반드시 실현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취약계층 추가 지원이나 보편요금제 등으로 알뜰폰 경쟁력 저하가 예상되기 때문에 일부 기본료 조정으로 수익성 확보가 어렵다는 설명이다.
알뜰폰 관계자는 “도매대가 협상 지연으로 신규 요금제 개발이나 상품 프로모션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그러나 무의미한 결론을 내리는 것보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알뜰폰 입장이 최대한 반영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알뜰폰을 대신해 SK텔레콤과 협상을 벌이는 과기정통부는 고심하고 있다. 알뜰폰은 가계통신비 절감에 기여하지만 누적영업적자가 3300억원에 달하는 등 지원이 절실하다. 반면 통신사에 더 이상 희생을 강요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이달 내 결론을 내리기 위해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며 “양측의 입장을 최대한 반영해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타협점을 찾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알뜰폰 도매대가 협상 쟁점>
안호천 통신방송 전문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