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사장단 인사는 젊은 세대를 전면 배치하고 성과를 중심으로 승진이 이뤄졌다. 50대 사장단이 경영 전면에 나서면서 과감한 '쇄신'을 추진한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사상 최대 실적을 내고 있는 반도체 부문에서 사장 승진이 집중되면서 성과주의 경영에 방점을 찍었다.
◇'평균나이 55.9세' 젊은 사장으로 혁신 주도
이번 사장 승진자는 7명이다. 승진자 평균 나이는 55.9세다. 63년생 1명, 62년생 2명, 61년생 2명, 60년생 1명, 59년생 1명으로 50대 젊은 사장으로 세대 교체됐다. 삼성전자 쇄신을 과감히 추진할 수 있는 참신한 인물을 전면에 내세웠다는 평가다.
각 사업부별 전문성을 확보한 인물을 중용, 사업 연속성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3개 부문장 대표처럼 안정적 세대 교체를 추진한 셈이다. 총수 부재인 상황에서 급격한 조직 변화로 인한 경착륙을 최소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진교영, 강인엽, 정은승 사장은 각각 DS부문에서 메모리, 시스템LSI, 파운드리 전문가로 각각 해당 분야 사업부장을 맡아왔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부문 세계 리더십을 지속적으로 발휘하기 위해 이번 승진을 단행, 지속 성장과 도약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한종희 사장도 CE부문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에서 QLED TV 개발 등을 주도하며 글로벌 TV 시장 주도권을 확보하는데 기여했다. 삼성전자는 한 사장이 끊임없는 도전과 혁신으로 VD 사업 제 2의 도약을 이끌 것으로 기대했다.
삼성전자는 “급변하는 IT 산업 환경과 4차 산업혁명이라는 엄중한 상황에서 '젊은 피'들로 하여금 한 차원 높은 도전과 혁신을 추진하게 됐다”고 밝혔다.
◇'잘한만큼 보상' 성과주의 승진…원로 경영진으로 조직 안정감 더해
핵심 사업에서 탁월한 성과를 보인 인물을 과감한 기용한 것도 이번 인사 특징이다. 반도체 부문이 대표적이다. 전체 사장 승진자 7명 중 4명이 반도체 분야에서 배출했다. 진교영 메모리 사업부장, 강인엽 시스템LSI 사업부장, 정은승 파운드리 사업부장, 황득규 중국삼성 사장이 주인공이다.
올해 3분기 매출 19조9100억원, 영업이익 9조9600억원으로 사상 처음 영업이익률 50%를 넘긴 반도체 부문에 대한 적절한 '보상'으로 해석된다. 반도체 부문에서 한번에 4명 사장 승진자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러한 기조는 삼성 계열사 사장단 인사와 임원 인사에도 그대로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성과주의 인사가 삼성 인사의 핵심 기조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다.
각 분야에서 탁월한 업적을 세운 원로 경영진이 경영 자문과 후진 양성을 지원하도록 해 조직 안정감을 더했다. 경영 일선에서는 젊은 사장을 앞세워 혁신을 도모하고 권오현 회장, 윤부근·신종균 부회장이 뒤를 밀어주면서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다. 이재용 부회장의 전관 예우 의지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삼성전자 사업지원TF장 주목…인사·조직 개편 주도하나
삼성전자와 전자계열사 사장단은 각 회사간, 사업간 공통된 이슈 대응과 협력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이다. 이를 협의하고 시너지를 이끌어 내기 위한 조직을 삼성전자 내에 설치해 운영하기로 뜻을 모았다. 정현호 사장(CEO 보좌역)을 책임자로 위촉했다.
이 TF가 향후 삼성전자와 계열사 컨트롤 타워 역할을 담당할지가 관건이다. 미래전략실 부활이 부담스러운 삼성 입장에서는 이 TF를 통해 조직 개편의 구심점 역할을 맡게 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삼성벤처투자도 승진 인사를 단행했다. 삼성벤처투자는 현 대표이사인 이선종 사장이 사임을 표명하면서 후임 대표에 전용배 삼성화재 경영지원실장 부사장을 승진 내정했다. 전 신임사장은 전략적 투자로 삼성벤처투자를 글로벌 초우량 벤처투자사로 지속 성장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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