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이달 8일부터 동남아시아 국가들을 순방하는 동안 새로운 경제협력 비전으로 '신(新)남방정책'을 발표한다. 9월 러시아에서 열린 동방경제포럼에서 유라시아 지역 국가들과의 경제협력 활성화를 뼈대로 한 '신북방정책'에 이은 두 번째 외교다변화 전략이다.
2일 남관표 국가안보실 2차장은 “이번 순방은 5월 아세안 특사파견 통해 마련된 아세안과의 관계 강화 모멘텀을 이어가는 동시에, 신북방정책에 이어 신남방정책 차원의 대 아세안 정책 구상을 제시하게 되는 것”이라면서 “번영의 축을 완성하는 데 중요한 순방이 되리라 기대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오는 8일부터 7박 8일간 일정으로 인도네시아, 베트남, 필리핀 등 동남아 3개국을 순방한다. 앞서 문재인 정부는 '국정운영 5개년 계획'에서 100대 국정과제 중 하나로 '신남방정책'을 소개한 바 있다. 신남방정책은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아세안), 인도와의 관계 강화를 통해 장기적으로 우리나라 생존 및 번영에 우호적인 평화·협력적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전략 중 하나다. 미국·중국·일본·러시아 주변 4강국과 유사한 수준으로 외교·경제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다.
문 대통령은 먼저 8일부터 10일까지 인도네시아를 방문, 한·인니 정상회담을 갖는다. 정상회담에 앞서 열리는 비즈니스 포럼에서 신남방정책이 발표된다. 양국 정상회담에서는 경제·방산·전자상거래 등 각 분야 산업협력 확대 방안 등이 논의된다. 회담 직후엔 산업·교통 협력 양해각서(MOU)를 교환한다.
문 대통령은 '새로운 역동성 창조, 함께하는 미래 만들기'라는 주제로 10일부터 이틀간 베트남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디지털 시대 혁신성장, 포용성 및 지속가능한 고용'이란 주제로 토의가 진행되는 리트리트 세션 1에서 문 대통령은 우리 정부의 '사람중심 지속성장' 전략을 소개한다. 중국, 필리핀 등 회원국 정상들과의 회담도 연이어 갖는다.
APEC 회의를 마친 후에는 필리핀으로 가 ASEAN+3 및 동아시아정상회의(EAS)에 참석한다. 또 아세안 기업투자 서밋 행사와 역내 포괄적 경제동반자 협정(RECP) 정상회의에도 참석해 '아세안 미래공동체' 구상을 발표한다.
김현철 청와대 경제보좌관은 “문 대통령은 대선후보시절부터 아세안과의 외교를 주변 4개국과 유사한 수준으로 격상할 필요가 있다는 견해를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며 “사람을 지향하고 사람이 중심이 되는 공동체라는 아세안의 비전에 맞춰 한·아세안과 미래관계 건설 위한 구체적 방향을 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