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밸리, 월평균 생산액 1조원 깨질라… 생산+수출+고용 모두 감소세

G밸리로 불리는 서울디지털산업단지 월평균 생산액 1조원이 무너질 전망이다. 생산과 수출, 고용 인원 모두 수년 째 감소세다. 서울 내 유일한 국가산업단지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7일 한국산업단지공단에 따르면 G밸리 내 생산액이 8월 기준 9636억원을 기록, 1조원을 밑돌았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461억원이 줄었다. 여름휴가 기간이 포함됐기 때문이라고 치부하기 어려운 이유다.

'G밸리'의 벤처열기가 식어가고 있다. G밸리는 생산과 수출, 고용 인원이 감소하고 있다. 서울시 구로동 벤처빌딩들이 밀집한 디지털로 모습. 윤성혁기자 shyoon@etnews.com
'G밸리'의 벤처열기가 식어가고 있다. G밸리는 생산과 수출, 고용 인원이 감소하고 있다. 서울시 구로동 벤처빌딩들이 밀집한 디지털로 모습. 윤성혁기자 shyoon@etnews.com

8월까지 누계 생산액도 감소했다. G밸리는 올 8월까지 7조9767억원어치를 생산했다. 전년 동기 8조5731억원과 비교하면 6000억원 가까이 줄어든 셈이다. 월 생산 1조원을 넘긴 달도 절반에 불과하다. 자칫 올 총 생산액 12조원을 넘기기 어려울 수 있다. 2012년 전체 생산 13조8400억원을 넘어선 이후 월평균 생산액이 1조원 아래로 떨어지기는 처음이다.

생산이 줄어드니 수출도 위기다. 2014년 39억3400만달러로 40억달러 돌파를 눈앞에 뒀던 G밸리 수출이 지난해 22억6000만달러로 2년 만에 거의 반 토막 났다. 올해 8월 누계 수출은 15억52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소폭 상승했지만 전망은 어둡다. 10월 긴 연휴로 하반기 수출에 일부 차질이 있었다고 G밸리 내 입주 기업 관계자는 설명했다.

고용 인원도 감소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G밸리는 수출이 한창이던 2014년 고용인원 16만2656명으로 정점을 찍었다. 하지만 이후 하락세로 전환, 지난해 12월 기준 15만1807명까지 감소했다. 올해 들어서도 감소세가 이어져 8월에는 15만984명을 기록했다. 이대로라면 내년에는 고용 인원이 15만명 아래로 주저앉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G밸리가 수년째 쇠퇴기를 맞는 이유는 여럿이다. 직원 입장에서는 여전한 공단이미지와 지원시설 부족이 아쉽다. 인근 전철역 이름까지 구로디지털단지, 가산디지털단지로 바꿨지만 아직도 구로공단으로 기억하는 사람이 많다. 빼곡하게 들어선 지식산업센터가 대부분이지만 예전 그대로인 공장도 곳곳에 눈에 띈다. 길 하나를 사이에 둔 가리봉동과 대림동도 수십년 전과 비교해 달라지지 않았다.

인근 판교테크노밸리나 상암DMC 등 신규 산업 집적지도 이탈을 부추겼다. 2012년 성남시 판교로 KG이니시스와 가비아 등 20여 주요 기업이 자리를 옮겼다. 우리기술, CJ인터넷 등 10여개사는 상암DMC로 이전했다.

지원시설 비중도 G밸리 1단지는 14.3%, 2단지는 14.9%다. 가장 많은 기업이 입주한 3단지는 6.3%에 불과하다. 산업단지 내 지식산업센터 지원 시설 기준 20%와 비교하면 턱 없이 모자란다. 산업단지 밖 지식산업센터는 30%에 달한다.

G밸리 하향세는 임대사업자 증가도 한몫했다. 생산과 고용 효과없이 사무실 쪼개기로 임대 수익만 올리기 때문이다.

G밸리 내 임대사업자는 8월 기준 1933개로 2015년 말 1854개에 비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임대사업자는 입주 기업이 사무실은 그대로 두고 임대업으로 돌아선 경우다. 2014년 이후 입주 기업 수 산정에서 제외되기는 했지만 전체 업종 가운데 3위다. 6개 기업 당 1개꼴이다.

임대사업자 빈자리는 창업과 폐업이 반복되는 1인 기업이나 소규모 스타트업이 들어서며 생산과 고용에 긍정적 영향을 주진 못하고 있다. 입주 기업 수는 최근 소폭 늘었지만 생산과 수출, 고용은 외려 줄어든 이유다.

이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아직까지 국가산업단지의 미래 청사진이 제대로 그려지지 않았기 때문”이라면서 “용역 중인 종합대책이 나오는 대로 산업단지공단, 서울시, 단지 내 주요 기업 등과 협력해 G밸리 위상을 높이는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표>G밸리 현황(출처:산업단지공단)

G밸리, 월평균 생산액 1조원 깨질라… 생산+수출+고용 모두 감소세


유창선 성장기업부 기자 yud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