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신기술] <1>스마트폰 충전을 컵 안에서?...ETRI '3차원 공간 무선충전 기술'

정부출연연구소(출연연)를 비롯한 공공 연구기관이 개발하는 첨단 신기술이 매년 수천개에 달한다. 하지만 상용화로 이어지는 기술은 많지 않다. 수많은 첨단 신기술이 창고에 쌓인채 사장되고 있다. 공공 연구기관은 민간 기업에 이전을 추진하고 있지만 아직 이런 기술이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기업이 많다. 물론 연구소 기술을 가져다 사업화에 성공하기란 쉽지 않다. 기술 성숙도에 따라 다양한 상용화 과정을 거쳐야 한다. 하지만 아는 것이 힘이다. 전자신문은 민간 기업이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을 선별해 차례로 소개한다.

ETRI의 3차원 공간 무선충전기술로 개발한 'E-컵'
ETRI의 3차원 공간 무선충전기술로 개발한 'E-컵'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원장 이상훈)의 '3차원 공간 무선충전기술'은 스마트폰과 같은 소형 전자기기의 무선충전 편의성을 극대화한 기술이다.

컵이나 바구니 모양의 3차원 충전기에 전자기기를 넣어 무선으로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다. 기기의 위치와 각도에 상관없이 충전 효율을 유지한다. 전력이 오가는 송신부와 수신부의 공명 주파수를 맞춰 전류가 전달되도록 하는 '자기 공명 충전 방식'을 썼다.

기존 무선충전기는 아주 가까운 거리에서 유도된 전류를 흘려 넣는 '자기 유도 방식'이라 밀착해야만 충전이 된다. 전송 한계 거리가 5㎜ 수준에 불과하다.

ETRI가 개발한 '3차원 공간 무선충전기술'은 동시 충전도 가능하다. 주파수를 여러개 적용하면 여러 기기를 한 번에 충전할 수 있다. 전력 충전 속도는 유선충전 방식의 60%, 자기 유도 방식의 70% 수준이다.

이 기술은 스마트폰을 비롯해 소형 가전기기와 방송통신기기 등의 무선충전기에 활용할 수 있다. 이밖에 소형 이동체와 공장 자동화 분야에도 응용할 수 있다.

기술성숙도는 '4단계'다. ETRI는 현재 스마트폰 무선 충전을 위한 시제품 'E-컵'을 제작, 핵심 성능 구현에 성공했다.

이 기술을 개발한 조인귀 전파환경감시연구그룹 박사는 “3차원 공간 무선충전기술은 다양한 기기의 충전 편의성을 대폭 높이는 기반 기술이 될 것”이라면서 “사물인터넷(IoT)나 드론을 비롯한 미래 유망 기술에도 적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